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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우(雨)리 모두가 지켜낸
계촌 클래식 축제

신종수·김규림·성현정·김시우(CMK ONers 대학생 기자단)
사진 현대차 정몽구 재단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등 다양한 요소로 즐거움을 선사한 계촌 클래식 축제

2023 계촌 클래식 축제의 대부분은 쏟아지는 빗줄기와 함께했다.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연주자와 관객 사이로 내린 빗줄기는 또 하나의 멜로디로 무대를 빈틈없이 채웠다.
빗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벅찬 순간을 함께한 연주자와 관객들. ‘별빛 콘서트’라는 이름처럼 아름다운 은빛으로 물든 축제 현장으로 초대한다.

point 1
국내 유일, 매력 넘치는 ‘클래식 축제’

5월 26~28일 사흘간 진행된 이번 축제는 6,500여 명이 다녀가며 성황을 이뤘다. 계촌클래식위원회 조수영 위원장은 방문객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신경을 썼다며 축제의 매력을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조경 등 볼거리, 다양한 체험 부스의 즐길 거리, 맛있는 먹을거리의 삼박자를 갖춘 점으로 꼽았다.
“클래식 야외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은 전국에서 아마 유일할 것”이라며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하는 미소 가득한 모습에서 계촌마을과 축제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축제 기간 내내 비가 내렸지만 클래식 선율과 관객들의 성원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사회자는 “내년에는 보다 좋은 날씨에 찾아뵐 수 있기를 바라지만, 행사 기간 내내 보내주신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합니다”라고 거듭 인사를 전했다. 모든 관객과 공연자가 함께 만들어나갔다고 보아도 무방한 계촌 클래식 축제는 매년 초여름 계촌마을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특히 제9회 계촌 클래식 축제에는 로컬 음식과 계촌초등학교 학생들의 동심이 담긴 굿즈, 그리고 클래식을 향한 진심이 어우러졌다. 행사에 참석한 모든 관객은 비옷을 입고 있었지만, 마음은 클래식으로 젖어 들어갔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예술마을 프로젝트’
‘예술마을 프로젝트’는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계촌 초등학교 전교생과 계촌 주민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며 예술장르와 지역성이 조화를 이루는 클래식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다.

축제 첫날을 화려하게 장식한 피에타리 잉키넨이 이끄는 KBS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안나 비니츠카야의 협연

축제 첫날을 화려하게 장식한 피에타리 잉키넨이 이끄는 KBS교향악단과 피아니스트 안나 비니츠카야의 협연

계촌 클래식 축제를 취재하는 CMK ONers 헤리티지팀

계촌 클래식 축제를 취재하는 CMK ONers 헤리티지팀

이번 축제에는 사흘간 6,500여 명이 다녀갔다.

이번 축제에는 사흘간 6,500여 명이 다녀갔다.

point 2
축제에서 만난 반가운 ‘사람들’

우천 속에 진행된 제9회 계촌 클래식 축제는 자리를 지킨 관객, 어려운 상황 속에서 훌륭한 연주를 들려준 아티스트, 축제 분위기를 책임진 부스 운영진, 그리고 축제 운영진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져 가능했다. 계촌에 모여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천 송도에서 먼 길을 달려온 부부는 3일을 모두 신청해 마지막 날까지 축제를 즐겼다. “오늘은 어제보다 비가 많이 내리는데, 오늘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이 진짜인 것 같아요. 그래서 뿌듯한 마음도 듭니다.”
반면 가까운 곳에 거주하며 축제가 있다는 소식을 접해 꼭 와보고 싶었다고 밝힌 노부부는 손자, 손녀와 가족이 모두 함께 마지막 날 방문했다. “가까운 곳에서 이런 축제가 열리니까 너무 좋고, 계속 활성화가 되어 관광객도 꾸준히 많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족과 산책 겸 놀러 왔다고 밝힌 어린이에게 축제에 대한 소감을 묻자, “재밌어요. 엄마, 다음에도 데려와주세요”라며 귀엽게 부탁하기도 했다. 비가 내리는 차분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계촌을 찾은 방문객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비가 오는데도 저희를 보러 와주신 많은분께 정말 감사드려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온드림 앙상블’의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리허설 시작에 앞서 만난 온드림 앙상블 최혜민(호른) 장학생은 “야외 연주가 처음인데, 관객분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음악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앞으로도 관객 가까이에서 연주하며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피아니스트 조재혁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피아니스트 조재혁

힐링 프로그램 ‘수상한 마을’을 만든 재미킴과 여문희 대표

힐링 프로그램 ‘수상한 마을’을 만든 재미킴과 여문희 대표

기후 위기 메시지를 담은 키후위키 프로젝트팀의 티셔츠 재생 워크숍 ‘메세지를 입는다’

기후 위기 메시지를 담은 키후위키 프로젝트팀의
티셔츠 재생 워크숍 ‘메세지를 입는다’

point 3
계촌을 빛낸 힐링 ‘프로그램’

올해는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이 계촌 클래식 축제를 빛냈다. 첫 번째 힐링 프로그램은 키후위키 프로젝트팀의 ‘메세지를 입는다’이다. 사용하지 않는 티셔츠나 손수건에 디자인 하나를 선택해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찍어내 재생하는 것이다. 지구에 도움을 주는 소소한 실천이자, 축제를 기념하는 활동을 체험하며 더 나은 오늘과 내일을 만드는 데 동참한 우리에게 뿌듯한 마음을 안겨준 순간이었다.
두 번째 힐링 프로그램은 ‘그림책과 함께 소풍’이다. 계촌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패랭이꽃그림책버스 활동가들이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호기심에 찾아온 어른들, 부모와 손잡고 체험하러 온 아이들 모두 프로그램에 적극적이었다. 고요한 계촌마을에 들려오는 음악과 빗소리가 집중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야외 도서관에서 인상 깊은 장면을 활용해 진행한 ‘젤판화로 한 장면 만들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탄생한 예술 작품도 매력적이었다. 축제를 빛낸 힐링 프로그램부터, 연주를 즐기고 함께한 사람들, 계촌 전역을 적신 빗물처럼 클래식의 열기가 온 마을과 온누리에 퍼지기를 바라며, 제10회 계촌 클래식 축제를 기대해본다.

Talk live
‘오너스 기자단’이 들려주는 생생 현장 스토리 ( feat.헤리티지팀 )

성현정

성현정 “물 위에 물을 얹어봅시다!” 축제의 마지막 날,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는 빗줄기를 뚫고 자리를 지키고 있던 관객들에게 피아니스트 조재혁은 즉흥적인 선곡으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쇼팽: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즈 작품 22’를 연주한 뒤, 끝까지 함께해 준 관객들을 위해 예정에 없던 라벨의 ‘물의 유희’를 연주하는 열정까지 보여주었지요. 안개가 피어오르는 자연을 배경으로 물방울이 흩날리며 터지는 듯한 도입부가 시작되자, 야속하게만 느껴졌던 비가 공연을 몸소 느끼고 즐기는 요소로 순간 바뀌더군요. 연주자와 관객이 소통하는 계촌 클래식 축제 현장에서 느낀 가장 큰 감동이자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답니다.

김규림

김규림 비와 함께 초록빛 배경이 더욱 신비롭게 물들었던 계촌 클래식 축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크누아 원드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은 이석준 교수님과 단원들의 유대감 넘치는 눈빛 교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재즈풍을 가미한 색소폰의 매끄러운 연주, 무대 뒤편 숲속에서 정말 새가 지저귀는 듯한 소리를 들려준 플루트 피콜로, 마칭 밴드의 웅장함을 표현하는 타악기의 울림까지! 다양한 악기들은 자신의 선율이 가장 아름답다는 듯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마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같은 대학생으로서 자신이 사랑하는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깊이 향유할 수 있다는 것에 존경심을 느끼며, 연주가 끝나고 감동과 존경의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신종수

신종수 분명 비오는 날씨에 비옷을 입고 클래식을 감상한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머스는 ‘일몬도(IL MONDO)’를 열창하며 순식간에 장내 분위기를 바꿔놓았습니다. 상황보다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것을 관객에게 전달한 순간이었습니다. 관객들이 듣고 싶은 노래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듯한 포머스는 고전적 클래식부터 대중적 클래식까지 총 망라하여 계촌 클래식 축제를 아름답게 빛냈습니다.

김시우

김시우 재즈 비평가 김현준의 재미있는 진행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된 미드나잇 콘서트는 대중적 팝, 클래식 및 영화음악을 피아노, 색소폰, 트럼펫, 아코디언, 기타, 하모니카를 통해 9인조 밴드 ‘재즈 리더스 프로젝트’만의 새로운 선율로 들려주었습니다. 재즈아코디어니스트 제희가 선보인 ‘시기쇼아라(Sighișara)’ 연주는 반복되는 간결한 멜로디에 전통적인 민속 음악 느낌을 담아 마치 루마니아 도시에 있는 듯한 특별한 느낌을 선사했습니다. 특히 섬세하고 다이내믹한 합주는 공연을 보는 관객에게 마지막까지 ‘브라보’와 ‘앙코르’를 연호하게 만들었지요. 자연의 소리와 함께 어우러진 재즈 선율로 물든 계촌은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될 것입니다.

CMK ONers
현대차 정몽구 재단 대학생 기자단 ‘CMK 오너스’는 올해 1기를 창단, 재단 사업 분야별 취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헤리티지팀’은 문화예술, 교육, 의료 등 재단 사회공헌 헤리티지 전반 사업을 쉽고 재밌게 알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