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Dreamer
빽빽한 일정에 쉼표를,
팍팍한 일상에 느낌표를
온드림 프렌즈 11기 ‘The Cafe On Dream’
글 편집실 · 사진 한수정
왼쪽부터 박수빈, 유재상, 한승은
세 사람은 ‘연결하는’ 존재들이다. 재단과 장학생을 잇는 ‘다리’이자, 장학생들 간의 소통을 돕는 ‘통로’이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장학생 운영진인 온드림 프렌즈.
열한 번째 기수로 뭉치게 된 유재상, 박수빈, 한승은 씨의 명랑하고 청량한 날갯짓 속으로….
눈빛은 맑고 낯빛은 밝다. 타고난 생기와 특유의 재치로 세 사람은 상대방 마음을 이내 활짝 열어버린다.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미소 덕분에 ‘The Cafe On Dream’은 오늘도 성업 중이다.
Q. 세 분 모습이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아이돌 그룹 같아요. 각자 어느 분야의 장학생이고, 어떤 공부를 하고 있나요?
유재상_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 ‘미래산업’ 장학생이에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대학원에서 제품서비스공학을 전공했고, 현재 졸업 학기를 마친 상태입니다. 기업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공학적 디자인 최적화를 연구해왔어요. 석사과정을 갓 끝낸 지금, 감회가 새로워요. 학부 때와 석사 때 모두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 장학생이었거든요. 혜택을 많이 받은 만큼 더 좋은 활동으로 재단과 장학생들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박수빈_ 저도 ‘미래산업’ 장학생이에요. 경희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학과에서 데이터사이언스를 전공하고 있어요. 현재 4학년 1학기를 마친 상태이고,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개발·연구하는 UX researcher이자 ios developer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아요. 덕분에 사람에 관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도,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 온드림 프렌즈 활동도 아주 즐겁게 해나가고 있어요.
한승은_ 두 분과 달리 저는 ‘문화예술’ 장학생이에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어요. 학업과 콩쿠르 참가, 연주 활동, 모델 촬영, 유튜브 채널(‘한승은 가야금 gayageum’) 운영 등으로 바쁜 저에게 온드림 프렌즈 활동은 최고의 활력소가 되고 있어요.
Q. 온드림 프렌즈는 기수별로 이름이 있어요. 11기 이름이 ‘The Cafe On Dream’인 이유가 무엇인지, 각자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궁금해요.
유재상_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장학생 여러분에게 활력과 휴식을 선사하고 싶어서 정한 이름이에요. 치열한 일상 속 시원한 음료 한 잔! 이게 우리의 콘셉트입니다. The Cafe On Dream 안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바리스타예요. 학부 시절 총학생회, OT준비위원회, 축제준비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해나가려 해요. 팀의 리더지만, 팀원에게 깊이 의지하고 있어요.
박수빈_ 바리스타를 제외하고 각자 음료를 하나씩 맡고 있어요. 저는 아이스아메리카노예요.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장학생 여러분의 지친 일상에 아이스아메리카노처럼 시원한 존재가 되어주고 싶어요. 쑥스럽지만, 밝은 에너지와 환한 웃음도 제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승은_ 팀의 막내인 저는 상쾌한 하루에 어울리는 상큼한 딸기라테를 맡고 있어요. 수빈 언니와 함께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연수와 인턴 일정 때문에 이 자리에 참삭하지 못한 두 분도 소개해드릴게요. ‘사회통합’ 장학생인 장지호 오빠(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사회과학부 정치학과)는 달콤 쌉쌀한 돌체 콜드브루를, ‘미래산업’ 장학생인 민소연 언니(이화여자대학교 엘텍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는 은은하게 톡 쏘는 얼그레이 레몬티를 맡고 있어요. 각기 다른 5명이 최고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Q. 온드림 프렌즈 11기에 어떻게 도전하게 되었나요?
유재상_ 학부 때와 석사 때 두 번이나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으면서도 정작 재단을 위한 활동은 별로 하지 못한 것 같아요. 무엇으로 보답할까 생각하던 차에 온드림 프렌즈를 알게 됐어요. 재단과 장학생 간의 네트워킹을 돕는 일이라는 게 큰 매력으로 느껴져 지원했습니다.
한승은_ 저는 온드림 프렌즈로 활동하는 게 이번이 두 번째예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지난해 9기로 지원해 활동했어요. 그때 정말 좋더라고요. 평소 만나기 어려운 분야의 장학생을 만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한결 넓어졌죠. 한 번 더 해보고 싶어서 11기 선발 때 다시 지원했어요.
박수빈_ 저는 작년 여름캠프 때 온드림 프렌즈를 처음 알았어요. 캠프 행사 때 승은 씨가 MC를 맡았거든요. 그 모습이 퍽 인상 깊더라고요. 그러다 작년 가을에 승은 씨와 온드림 클럽이라는 등산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했는데, 그때 온드림 프렌즈의 매력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어요. 올해 둘 다 지원했고, 운 좋게 둘 다 합격했습니다.



Q. 현재 어떤 활동을 하는지, 그간 해온 활동 가운데 기억에 남는 일화는 무엇인지요?
유재상_ 장학증서 수여식, 여름캠프 처럼 장학생을 위한 중요 행사에 모두 참여해요. 행사 스케치도 하고, 프로그램 진행도 합니다. 홈페이지에 실리는 장학생들 인터뷰도 우리가 맡아요. 2명씩 조를 이뤄 취재를 진행하는데, 질문을 뽑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경험이 아주 유익해요.
박수빈_ 지난 6월에 있었던 현대차 정몽구 스칼러십 2023 장학증서 수여식&졸업식에서 우리가 게릴라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저와 재상 오빠가 사회를 맡았는데, 어떻게 하면 행사의 품위를 유지하면서 모두를 즐겁게 만들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정말 열심히 고민했습니다. 장학생들에게 삼행시를 시키는 코너가 있었는데, 다들 너무 재치 있게 답해주셔서 그 자리에 계신 분들이 참 좋아해주신 기억이 나요. 우리 같은 초보 진행자에겐 선물 같은 시간이었어요.
유재상_ 원래 인터뷰하려 했던 내외빈이 인터뷰에 응할 수 없게 되셔서 자문위원을 맡고 계신 교수님으로 인터뷰이를 급하게 변경해야 했어요. 짧은 시간 안에 갑자기 섭외가 이뤄졌는데, 고맙게도 그분이 너무나 격조 높은 말씀을 들려주셔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됐습니다.
한승은_ 저는 평소 연주회 사회를 많이 봐왔고, 작년 여름캠프 때 사회도 본터라 남 앞에서 이야기할 때 별로 긴장하는 편이 아니에요. 근데 수빈 언니와 재상 오빠가 진행을 맡을 땐 왠지 제 심장이 벌렁대더라고요. 같이 긴장하고 같이 행복해하면서 우리가 남이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곧 있을 온드림 여름캠프에서 우리가 1시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요. 모두에게 멋진 시간이 되도록 틈틈이 아이디어를 내고 있어요.
Q. 온드림 프렌즈 활동이 여러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유재상_ 저는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일을 도모하는 걸 즐기고, 가보지 못한 곳을 탐험하는 걸 좋아해요. 그런 제가 온드림 프렌즈를 통해 날개를 단 것 같아요. 여러 장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일도, 재단과 장학생을 연결하는 커뮤니케이터로서 재단의 입장에 대해 처음 생각해보게 된 것도 매우 큰 공부가 됩니다.
박수빈_ 미처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중이에요. 평소 에너지가 많은 편이긴 했지만, 낯선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나름의 순발력을 발휘하는 사람인 줄 몰랐거든요. 막연히 생각해오던 저보다 실제의 제가 더 큰 사람이라는 걸 온드림 프렌즈를 통해 알게 됐어요.
한승은_ 팀을 이뤄 연구하는 장학생들과 달리, 악기 연주자이자 개인 유튜버인 저는 주로 혼자 활동해요.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았는데, 온드림 프렌즈 활동을 통해 ‘함께’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있어요.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모으면서 함께 성장하는 과정, 그것보다 행복한 게 또 있을까 싶어요.
초저녁에 만났는데 그새 밤이 깊다. 유쾌한 쉼표와 따뜻한 느낌표를 나눈 세 사람이 스스로 별빛이 되어 집으로 간다.

장학생들의 소통을 돕는 온드림 프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