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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와
우리의 대응

송영일(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수·폭염·풍수해 등 기후변화의 영향은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출처: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 KACCC)

빨라지는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영향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은 발생 빈도 및 강도 측면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공간 분포도 다양해지고 있어 매년 이로 인해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제재해경감기구(International Disaster Reduction Organozation, 2019)에 따르면 1985~2017년 중 자연재해로 인한 전 지구적 경제 손실은 연간 약 140억~1,400억 달러이며, 2017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44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00년간 6대 도시(서울, 인천, 대구, 부산, 목포, 강릉)의 연평균 기온이 1.8℃ 상승하는 등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폭염·풍수해·열대성 질환 및 농작물 재배 적지의 북상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10년간(2009~2018년)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재해로 인해 194명의 인명 피해 및 약 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3조4,000억 원의 재산 피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2020)에서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직접적인 인명·시설의 피해는 물론, 유관 산업에 미치는 연쇄적 영향을 고려할 때 전 세계 GDP의 50%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후변화는 기업 활동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 최근에는 기업 투자 관련 금융 부문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후 위험에 대한 공시 등 비재무적 정보 공개를 기업에 요구하게 되었다. 아울러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al and Social and Governance, ESG)와 같은 환경 경영 공개뿐만 아니라 탄소 정보 공개(Climate Disclosure Project, CDP) 등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항이 기업이 관리해야 할 핵심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기후변화협약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당사국들이 협약의 이행방법 등 주요 사안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일년에 1회 개최한다.(출처: AP=연합뉴스)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움직임
국제사회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설령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 정책이 성공해 온실가스의 배출이 현저히 줄어들더라도 이미 대기 중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향후 최소 수십 년간 지구온난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같은 국제기구에서는 새로운 기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국가 및 지역 차원의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제21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체결한 파리협약에서는 민간 부문의 독창성과 민간투자 재원의 확보와 함께 민간 부문에서의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참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NFCCC에서는 나이로비 작업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민간 부문 이니셔티브(Private Sector Initiative, PSI)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후 친화적 상품 개발과 적응 방향 모색 등으로 기후변화 리스크를 감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기반 마련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부터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고, 미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 및 지자체 차원에서 기후 위기 적응 대책을 이행하고 있으며, 2023년부터는 국가기간시설물이나 사회간접자본 등을 관리하는 기관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고 기후 탄력적 시설물을 운영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대한 기후 위기 적응 대책 수립을 의무화했다. 현재까지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기후 위기 적응 대책 수립이 의무화되지는 않았으나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기업의 재정, 투자의 중요한 정보로 부각되면서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한 성격의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보고서 등을 통해 기후변화와 관련한 금융 정보를 공시하고 있다. 기후 위기 적응 대책 시행을 계기로 적응 추진 방향 및 분야별 추진 기반을 포함한 기후변화 적응 추진 체계가 마련되었으며, 다양한 주체의 적응 계획 및 관련 계획의 수립· 시행을 위한 기반도 마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계획 수립 시 과학적 근거 기반의 부족, 적응 대책 추진을 위한 전략적 관리 기반 미흡, 실질적 성과 창출 미흡 등은 현재 시행 중인 기후 위기 적응 대책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 정책이
성공해 온실가스의 배출이 현저히 줄어들더라도 이미
대기 중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향후 최소 수십 년간
지구온난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 정책이 성공해 온실가스의 배출이 현저히 줄어들더라도 이미 대기 중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로 인해 향후 최소 수십 년간 지구온난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후 위기 적응, 선택이 아닌 필수
기후 위기 적응은 국가, 지역, 민간 등 다양한 계층에서 적용되므로 적응 계획 수립 시에는 계획 이행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원칙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원칙 수립 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기후 위기 적응은 기후변화로 인한 악영향에 대비하고 기후변화를 기회로 삼는 행동 및 과정도 포함하므로 계획 수립 시 경제성장, 사회의 안정과 통합 및 환경 보전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가능발전 원칙에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적응 계획 수립 시 그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구현되며, 계획 이행 시 많은 비용이 수반됨을 고려해 기후변화 취약 지역·계층에 대한 배려 및 우선순위에 따른 대책 실행 계획 등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 기후 위기 적응 계획은 경제 분야, 자원 분야, 사회 분야의 다양한 계획과 연계되므로 기존 계획·정책과의 연계성 확보 및 통합적 접근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도록 계획해야 한다. 넷째, 민간 부문의 기후 위기 적응을 위해서는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위한 민관 협력적 적응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며, 정부는 동 협력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 자금 지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민간 부문의 협력을 이끌어가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기후 위기 적응은 기후변화 대응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이래로 국가 및 지자체, 공공기관 단위에서 기후 위기 적응 대책을 수립·이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경험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추진 중인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의 기후 위기 적응 대책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추진 중인 기후 위기 적응 관련 다양한 대책이 적절히 이행되어 기후 안전 사회를 구축하고, 국민 행복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참고 자료
1_ <2021년 이상기후 보고서>, 관계부처합동, 2022
2_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기상청, 2020
3_ <제3차 국가기후변화적응대책>(2021~2015), 관계부처합동, 2020
4_ <민간기업 기후적응 확산 지원 및 적응 주류화 기반 구축>, 환경부, 2020
5_ <2011~2015 국가기후변화적응 기본계획 수립 연구>, 환경부, 2010
6_ <제2차 적응대책 수립방안 및 이행평가 체계 구축-민간부문 자발적 적응역량 제고>, 환경부, 2015

송영일

한국환경연구원 기후대기연구본부 국가기후 위기적응센터 선임연구위원으로 수질 관리, 환경 평가,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한다. 한국환경연구원의 기후변화 적응 정책 10년을 담은 정부 간행물 <기후변화 적응정책 10년>을 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