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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음악의 세계로 이끄는 3개의 별

‘2023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

편집실 · 사진 안호성

왼쪽부터 이근엽, 유채연, 정지원

현대차 정몽구 재단 문화예술 인재들의 도전 정신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무대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가 지난 8월과 9월 일신홀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올해는 첼리스트 이근엽과 피아니스트 정지원, 플루티스트 유채연이 환상적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에게 최고의 감동을 선사했다.

정형화될 수 없는, 그래서 더 빠져드는
첼리스트 이근엽

첼리스트 이근엽

2023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의 첫 문을 열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최선을 다하면 관객도 알아봐주실 것’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무대를 준비했어요. 덕분에 좋은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곡 기준이 궁금합니다.
선곡은 인상파, 바로크, 낭만파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 드리려고 했어요. 피아니스트 박영성 님과의 협연, 독주 등 연주 방식에도 변화를 주어 관객의 흥미를 계속 불러일으키려 했고요. 그러면서도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 라단조’로 시작해 쇼팽의 ‘첼로 소나타 사단조 Op.65’로 끝날 때까지 관객의 감정선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심해 선곡했습니다.

2018년 문화예술 인재 선발부터 연이은 수상까지, 재단과 궁합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대차 정몽구 재단 문화예술 인재로 선발되기가 사실 쉽지 않아요. 저 역시 오디션에 참가하면서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떨칠 수 없었고, 그래서 선발 후 기쁨이 더 컸습니다. 저 자신에게도 자신감이 생겨 이후 큰 대회에서 계속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어떻게 구축해가고 있나요?
현악기는 어떤 악기보다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비브라토만 해도 수십, 수백 가지죠. 활 테크닉이 더해지면 그 수가 무한으로 확장됩니다. 따라서 연주자의 색깔 역시 하나로 정의하기나 정형화하기 어려워요. 저도 오직 하나의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매번 연주를 준비할 때마다 고민해 얻은 결론을 소리로 구현해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콩쿠르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낙담하곤 했는데, 지금은 좀 너그러워졌어요. 오히려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물에 더 집중하게 되었죠. 앞으로도 매사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계속 저의 세계를 확장하고 싶고요.
지금 저는 연주자로서 “더 듣고 싶다”, “다시 듣고 싶다”라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아요. 온드림 소사이어티 시리즈에서 관객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말도 마찬가지였고요. 앞으로도 경쟁을 위한 연주보다는 관객이 다시 듣고 싶은 연주를 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겁니다.

오직 정지원만이 갈 수 있는 새로운 길
피아니스트 정지원

피아니스트 정지원

재단과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소감이 어떤가요?
재단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8년 동안 제가 온드림 앙상블에서 좋은 선생님과 멘토, 선후배를 만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해온 것처럼, 재단 역시 계속 발전하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물론 감사한 마음도 크고요.

이번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에서는 어떤 곡을 소개했나요?
연주자에게 한 명의 작곡가, 하나의 곡은 저마다 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그래서 이번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에서는 작곡가도 곡도 모두 달리 선곡했지만, 이 모두는 제게 ‘도전’이라는 의미로 연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간 도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앞서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를 이끌어온 예술가들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은 것 같아요. 이번에 함께 시리즈를 준비한 이근엽·유채연 님으로부터도요. 함께 성장하고 도전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덕분에 저도 ‘나의 한계를 시험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곡을 정했어요. 그게 바로 리스트의 ‘단테를 읽고: 소나타풍의 환상곡 S. 161 No. 7’, 라흐마니노프 ‘회화적 연습곡 Op. 39’ 등입니다.

앞으로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 무대를 꿈꾸는 문화예술 인재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준다면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 지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체력 관리를 하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분야를 가리지 말고 폭넓게 공부하고 경험하라”는 말도요. 저 역시 과거에 ‘이런 것까지 알 필요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게 살면서 도움 될 때가 있더군요. 힘들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체력 관리를 잘한다면 분명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또 과거의 제 모습을 돌아보면 항상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음악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이 자리까지 왔죠. 한마디로 꾸준하되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거예요.

피아니스트로서 마지막에 도달하고 싶은 지점은 어디인가요?
살면서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책만 골라서 읽는다고 해도 다 읽기란 쉽지 않죠. 곡도 같아요. 세상의 모든 곡을 쳐보겠다는 욕심보다 수많은 명곡 속에서 저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피아니스트로서 앞으로의 여정을 꾸준히 그리고 성실히 이어나가겠습니다.

연주로 증명하는 유채연의 오늘
플루티스트 유채연

플루티스트 유채연

이번 연주회가 유채연 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를 마치면 바로 출국해 오디션, 유럽 투어 준비 등 남은 일정을 바쁘게 소화해야 했어요. 그래서 이번 연주회는 한국 관객과 가족, 지인들께 그간 제가 독일에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증명하는 동시에 좋은 연주로 감사와 안부 인사를 드리는 자리로 생각했죠. 그래서 더 많은 정성을 쏟았고요.

평소에도 연주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관객과 공감하려고 노력하나요?
제게 연주란 ‘연주자가 곡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얻은 답을 마음껏 펼쳐보이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제가 요즘 어떤 마음을 품고 연주하는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죠.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맨 마지막에 선보인 졸리베의 ‘리노스의 노래’는 그리스신화 중 헤라클레스와 리노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날카롭지만 무겁고 거친 분위기를 지닌 곡이에요. 그래서 관객들이 신화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마치 이야기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저와 함께 느끼길 바라며 연주했죠. 물론 연주자의 생각을 강요하려고 하진 않습니다. 감상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니까요.

연주자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팬데믹 이후 공연계 전체가 힘든 시기를 보냈어요. 매일 연습실에 가면서도 그 노력을 증명할 자리가 없었으니까요.
그러다 지난해 프라하에서 독주회를 열었는데, 그간의 마음고생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 후로는 지금까지 연주자로서 가장 즐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었고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 학생과 연주자로서 마쳐야 할 학업과 앞으로 남은 미션을 잘 치러내는 것이 목표예요. 콩쿠르는 경쟁이 이뤄지는 곳이지만, 달리 해석하면 ‘누가 가장 관객을 잘 설득했는가?’를 평가하는 자리기도 해요. 그래서 관객을 설득할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롱런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앞서 이근엽·정지원 님이 이야기했듯, 저 역시 성실하게 그리고 꾸준히 활동하는 연주자가 가장 훌륭한 연주자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도 국내외 어디서든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온드림 아티스트를 꿈꾸는 차세대 음악가들의 무대,
‘온드림 실내악’ 시리즈 성료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온드림 실내악 시리즈
지난 9월 5일과 6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재단의 클래식 음악 전공 인재들로 구성된 현대차 정몽구 재단 온드림 앙상블의 ‘온드림 실내악 시리즈’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온드림 실내악 시리즈는 재단의 클래식 음악 전공 장학생들을 위한 성장 프로그램인 온드림 앙상블의 단원들과 지도교수진이 함께 실내악 연주를 선보이는 무대로 성악, 현악, 피아노, 목관, 금관 전공별로 연주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장학생들이 다양한 무대 경험을 통해 차세대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온드림 실내악 시리즈에는 지도교수진인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첼리스트 주연선(중앙대학교 교수), 트럼페터 성재창(서울대학교 교수), 플루티스트 이예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피아니스트 이진상(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서울대학교 교수)이 함께했다.
현악 지도교수로 참여한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 교수는 온드림 앙상블에 대해 “재단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장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설계한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앙상블을 통해 음악 안에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배우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학생들을 지도해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국내 최고 수준, 문화예술 인재 육성 지원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문화예술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고등학생, 대학생까지 재능과 실력이 뛰어난 문화예술 인재를 선발한다. 재단은 학비 전액 지원과 더불어 해외 진출, 국제 콩쿠르를 위한 장학금 지원, 역량 강화를 위한 성장 프로그램 제공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재단이 지원한 문화예술 장학생은 누적2,629명, 지원 금액은 약 107억 원이다.
특히 클래식 음악 장학생 중 온드림 앙상블 단원으로 활동하게 되는 장학생들은 국내 정상급 교수진과의 실기 지도, 음악캠프, 거장급 연주자와 함께하는 마스터클래스, 문화예술계 각 분야의 멘토와 함께하는 멘토링클래스, 온드림 앙상블 콘서트 및 실내악 시리즈를 통한 무대 경험 등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온드림 아티스트’ 시리즈를 통해 국내외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을 이어가는 장학생들에게는 리사이틀 기회를 제공하며 차세대 음악가로 자라날 수 있도록 단계별 성장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