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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구를 구할까?

편집실

10년 만에 맞닥뜨린 진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바싹 말라버린 땅, 떠내려가는 빙하 위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북극곰…. ‘기후변화’를 말할 때 항상 따라붙는 이미지다. 그 앞에서 인간은 과잉 소비로 지구를 망가뜨리는 주범으로 묘사된다. 이뿐 아니라 탄소배출 감축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에는 어김없이 지구를 망치는 ‘기후 악당’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과연 진실일까?
스티븐 E. 쿠닌 뉴욕대 물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에서 ‘인간이 기후변화를 초래했다’는 주장에 반기를 든다. 그가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과학 담당 차관을 지내며 ‘지구를 구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음에 큰 만족감을 느끼던 중 10년이 지난 어느 날 맞닥뜨린 진실 한 가지. 자연현상으로 나타나는 기후변화와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탄소중립 대책보다 중요한 적응 프로젝트 투자
저자는 달성 가능성이 낮은 탄소중립 대책보다 적응 프로젝트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화하는 기후에 말 그대로 적응하는 대안은 인류 역사상 꾸준히 실현해온 대응법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캘리포니아에 사는 저자는 거주지를 옮기는 대신 집과 선반 및 가구 등을 단단히 고정하는 지진 예방 조치를 취하고, 아이들과 안전 훈련을 하고, 지진 보험에 가입하며 며칠분의 식량과 물을 비축한다. 이게 바로 적응 프로젝트다. 중요한 건 취약계층을 위해 이러한 적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점이다.

진정성 있는 참여의 지속
지구가 온화해지고 있을 뿐, 디스토피아 같은 ‘불타는 지구’는 없다고 결론 내린 그는 지구공학 기술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해 제거하는 이산화탄소 제거법(CDR)이 대표적이다. 기술은 더욱 발전해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들겠지만, 상용화되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을 막지 않으면서 기후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 말로만 배출량 감축을 주장하며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파리협약을 넘어, 지금 이 자리에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논하는 것, 이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후변화 대응 방법이다.

책 속의 한줄

“탄소를 0으로 만들려면 비행기 이용, 큰 저택 소유, 육류 섭취를 모두 금해야 한다.
‘고기 없는 고기’에 관심을 보이는 소수의 청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런 조치들에 떨떠름한 눈치였다. 모호하고 추상적인 ‘기술’과 ‘정책’으로 대대손손 큰 고통 없이 ‘탄소중립’적인 삶을 살게 되리라는 착각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다른 전략들도 있다.바로 적응(adaptation)과 지구공학이다.” 313p중에서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
저자 : 스티븐 E. 쿠닌
출판 : 한국경제신문
요약 : 아마존,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 범람하는 기후 관련 정보들이 왜곡 및 과장된 것을 꼬집으며 기후 과학과 기술 투자의 중요성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