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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존재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자기 존재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세상을바꾸는시간15분’ 대표PD 구범준

편집실 · 사진 안호성

시작은 나부터다. 나를 바꾸고 나서야 타인이 보이고, 세상이 보인다. 나아가 길을 발견하고,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동시에 나로부터 시작된 사랑은 타인과 세상으로 옮겨간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의 플랫폼 ‘세바시랜드’의 구범준 대표PD에게서 미래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에 관해 물었다.

질문에서 시작되는 나의 이야기
“우선 나의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이왕 태어난 김에 남들에게 당당하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봅시다. 살면서 성과가 생기면 저절로 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우리는 거꾸로 해봅시다. 아예 ‘이야기를 만들겠다’ 하고 시작해보는 거예요.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데 두 가지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24일 현대차 정몽구 재단 오너스 클래스에 세상을바꾸는시간15분(이하 세바시) 구범준 PD가 찾아왔다. 오너스 대학생 기자단에게는 구범준 PD가 지닌 의미도, 세바시의 의미도 아주 특별하다. 지금의 대학생, 사회 초년생들은 어릴 때부터 세바시를 보고 자란 ‘세바시 키즈’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의 칭찬이 진로를 결정하기도 하는 것처럼, 어린 시절 세바시를 통해 얻은 메시지는 인생의 변곡점이며 이정표가 됐다. 그리고 그 길의 시작점에 구범준 PD가 있었다.
오너스 클래스에서는 다양하고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특히 구범준 PD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라는 것과 그러기 위해 어떤 질문을 해나가야 하는지 힘주어 말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첫 번째 질문은 ‘나는 새롭게 보는 눈을 갖추고 있는가?’입니다. 익숙한 것, 알고 있는 것, 늘 해오던 것을 새롭게 바꾸는 시각(觀點)을 지녔는지 묻는 것이죠. 모든 창의와 혁신은 무(無)에서 창출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데서 혁신이 시작됩니다. 두 번째 질문은 ‘나는 낯선 것과 친한가?’ 하는 것입니다. 낯선 것을 멀리하고 있지 않은지를 스스로 거듭 물어보세요. 생소한 분야의 책을 읽거나 새로운 경험을 하다 보면, 그것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드는 훌륭한 재료가 될 것입니다.”

세상을바꾸는시간15분 연출가이자 세바시랜드 대표인 구범준 PD

세상을바꾸는시간15분 연출가이자 세바시랜드 대표인 구범준 PD

세바시의 본질은 ‘새로움’, 목표는 ‘사랑’
세바시도 질문에서 시작했다. 과거 구범준 PD는 “나는 PD로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고 스스로 묻고, “의미 있고 좋은 콘텐츠를 세상에 널리 퍼뜨리고 싶다”, “사람들 삶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싶다”라는 답을 얻었다. 이어 그는 숏폼 콘텐츠의 시초라 할 수 있는 15분짜리 강연 프로그램 ‘세바시’를 만들고, 최초로 팬덤 비즈니스 모델인 ‘세바시대학’과 ‘세바시랜드’도 론칭했다. 2011년 방송 프로그램 팀에서 시작해 2013년 사내 벤처로, 2017년 독립 법인으로 형태를 바꾸며 회사 역시 안정보다 변화를 추구해왔다.
‘영향력’. 목적이 뚜렷했기에 결과도 확실했다. 과거에는 세바시가 단지 한 프로그램 이름에 불과했지만, 오늘날에는 배움·희망·도전 등의 의미를 지닌 고유명사가 되었다. 다양한 사람의 인생 여정과 철학을 전달함으로써 청소년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어른은 한 차원 높은 어른으로 성장하게 했다. 역경을 극복한 사람의 이야기는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나도 할 수 있다” 하는 희망이 되었고, 우리가 몰랐던 사회문제를 안고 있던 사람의 이야기는 더 많은 이가 함께 목소리를 내도록 했다. 교수· 의사·대표 등 ‘성공한 사람’만이 강연자가 될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식당 사장과 부모·학생 등 다양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전해온 것도 세바시만의 정체성이다. 그리고 구범준의 이야기다.
구범준 PD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질문할 기회를 주는 사람이다. 그가 만든 세바시는 강연이 아닌 강연회(講演會), 즉 강연을 위한 모임이다. 강연을 하는 사람, 듣는 사람 구분 없이 모두가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하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구범준 PD는 자기 자신에게 언제나 묻는다. 나는 새롭게 보는 눈을 갖추고 있는가? 나는 낯선 것과 친한가?
‘새로움’이 PD로서 업의 본질이라면, 목표는 ‘사랑’이다. 세바시와 플랫폼 세바시랜드를 통해 구범준 PD가 추구하는 것은 교육 후 “나는 나를 사랑하게 되었어”, “소중한 우리 미래를 위해 나는 뭔가를 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다. 즉, 그가 만드는 세계는 미래인재 플랫폼이자 자신의 존재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을 양성하는 콘텐츠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이 플랫폼에서 즐기고 배우고, 자신과 세상을 사랑하고 바꾸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미래인재라 지칭했을 때 흔히 청년 세대를 특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40대든 50대든 미래가 기대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래인재로 대우할 필요가 있죠.”

미래인재에게 필요한 세 가지 능력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인재가 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구범준 PD가 생각하기에 미래인재란 어떤 사람일까? 일반적으로 인재란 “산업 분야별로 부합하는 역량을 가진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하지만 구범준 PD의 정의는 다르다. 그는 “나의 계획에 타인의 삶을 포함하는 사람이 인재”라고 말한다. 어떻게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인지 생각하는 사람, 회사를 두고 보면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덧붙여 미래인재란 “미래사회에 부합하는 능력을 갖추되, 자신의 계획에 타인을 포함하는 사람”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능력은 세해력(世解力), 감수력(感受力), 창의집착력(創意執着力)이다.
“흔히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문해력을 꼽습니다. 문해력이란 텍스트의 행간을 파악하는 것 이상으로 의미 읽기가 가능한 힘을 말합니다. 이를 대입해 세해력을 정의하면 시대, 즉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표현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둘째, 감수력이란 감수성, 즉 변화를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이 감성 영역을 벗어나 하나의 능력처럼잘 훈련된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시대에 기술 감수성을 개발한 사람은 인공지능 기술과 여러 산업을 연결할 줄 아는 혜안을 가질 수 있고, 자신의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창의집착력이란 집착적으로 생각하고 연구해 끝내 새로운 결과를 내는 힘을 말합니다. 창의에 대한 집착을 끝내 놓지 않는 것이죠. 이 세 가지 능력을 개발한다면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변화를 감지하며, 분야와 분야를 연결하고, 창의에 대한 집착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누구든 미래인재가 될 수 있다. 나이나 학력, 소득 수준 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구범준 PD가 자기 자신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
“미래인재라 지칭했을 때 흔히 청년 세대를 특정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40대든 50대든 미래가 기대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래인재로 대우할 필요가 있죠. 그래서 세바시 문도 모든 사람에게 열어두는 것입니다. 누구나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고 말이에요. 인재, 공감, 문화를 추구하는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세바시의 닮은 점도 이것이라 생각합니다.”
TV로, 모바일로, 혹은 객석에서 강연자를 바라보는 사람, 세바시대학이나 세바시랜드에서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은 “언젠가 나도 세바시 무대에 서고 싶다” 하고 꿈꾼다.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부족하다면 채워간다. 덕분에 세바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해가 거듭할수록 점점 많아지고 있다. 구범준 PD는 그들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무대의 조명을 켜둘 것이다. 그리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해둘 것이다.

구범준 PD는 “나의 계획에 타인의 삶을 포함하는 사람이 인재”라고 말한다.

구범준 PD는 “나의 계획에 타인의 삶을 포함하는 사람이 인재”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