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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미래와
소셜 임팩트 플랫폼의 중요성

지속가능한 미래와
소셜 임팩트 플랫폼의 중요성

이재열(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미래가 다가오는 속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빨라졌다.
급속한 초연결과 디지털 전환에 이은 AI 혁명,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 일컬을 만큼
급격히 악화된 생태 질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방식을 고집한 결과
지속가능하지 않은 세상이 됨을 절감하게 한다.

반면 오래된 미래도 있다.

경주 최 부잣집 육훈의 덕목을 보노라면 과거 도덕 경제 시대의
공감, 공존, 책임감 등의 가치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ESG 같은
현대적 가치와 맥을 같이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미래가 다가오는 속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빨라졌다.

급속한 초연결과 디지털 전환에 이은
AI 혁명, 인류세 (人類世,
Anthropocene)라 일컬을 만큼
급격히 악화된 생태 질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삶의 방식을 고집한 결과
지속가능하지 않은 세상이 됨을
절감하게 한다.

반면 오래된 미래도 있다.

경주 최 부잣집 육훈의 덕목을 보노라면
과거 도덕 경제 시대의 공감, 공존,
책임감 등의 가치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ESG 같은
현대적 가치와 맥을 같이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트렌드
‘컬렉티브 임팩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의 성과는 문제를 보는 시선의 높이, 해법을 찾기 위한 협력의 넓이, 그리고 그 문제의 역사에 대한 인식의 깊이 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중 가장 최근에 떠오른 개념 중 하나가 ‘컬렉티브 임팩트’인데, 구글 트렌드에서 검색해보면 컬렉티브 임팩트라는 말은 2011년 카니아(Kania)와 크레이머(Kramer)가 발표한 같은 제목의 논문 이후 급속도로 퍼졌음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대규모 사회혁신은 부문을 넘어선 협력과 조정을 필요로 하는데, 대부분의 사회 섹터 조직은 자신들의 활동 영역에만 집중하니 그 한계를 넘어 보자는 것이다. 컬렉티브 임팩트를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하겠지만 필자는 네 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컬렉티브 임팩트는
‘블라인드 스폿’을 채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스템 연구자인 샤르머(Scharmer)는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지속가능성이라는 문제 해결의 미래 전조(前兆)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주장한다. 즉 정부와 시민, 공과 사, 시스템과 생활 세계가 협력과 균형을 이루면 개인 행동도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집합행동의 전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컬렉티브 임팩트란 관점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은 성공과 실패의 길이 갈렸는데, 실패의 전형적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다. 그는 객관적 위험을 무시하는 무지(無知), 책임을 외부에 돌리고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정(無情), 문제 해결의 용기를 잃은 무능(無能)을 드러냈다. 그러나 방역에 성공한 나라들은 대체로 호기심에서 출발한 탐구 정신(知), 공감과 협력 (情), 용기 있는 행동(意)이 조화를 이루었다. 지속가능한 미래도 블라인드 스폿을 줄여야 가능하다. 스폿은 수평축에서 보면 개인→팀→조직→국가→생태계로 확장되는 동심원 구조이고, 수직축에서 보면 들어서 배우는 기계적 학습→스스로 깨달아가는 성찰적 학습→생태적 문제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머리·손·가슴이 모두 바뀌는 전환적 학습 등으로 심화되는데, 전통적 문제들은 대부분 기껏해야 자기 조직이나 국가에 한정되고, 기계적 학습 또는 성찰적 학습으로 풀어나가면 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던진 문제는 글로벌한 문제이자 전환적 학습으로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첫째, 컬렉티브 임팩트는
‘블라인드 스폿’을
채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스템 연구자인 샤르머(Scharmer)는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지속가능성이라는 문제 해결의 미래 전조(前兆)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고 주장한다. 즉 정부와 시민, 공과 사, 시스템과 생활 세계가 협력과 균형을 이루면 개인 행동도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집합행동의 전형’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컬렉티브 임팩트란 관점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은 성공과 실패의 길이 갈렸는데, 실패의 전형적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다. 그는 객관적 위험을 무시하는 무지(無知), 책임을 외부에 돌리고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정(無情), 문제 해결의 용기를 잃은 무능(無能)을 드러냈다. 그러나 방역에 성공한 나라들은 대체로 호기심에서 출발한 탐구 정신(知), 공감과 협력 (情), 용기 있는 행동(意)이 조화를 이루었다. 지속가능한 미래도 블라인드 스폿을 줄여야 가능하다. 스폿은 수평축에서 보면 개인→팀→조직→국가→생태계로 확장되는 동심원 구조이고, 수직축에서 보면 들어서 배우는 기계적 학습→스스로 깨달아가는 성찰적 학습→생태적 문제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머리·손·가슴이 모두 바뀌는 전환적 학습 등으로 심화되는데, 전통적 문제들은 대부분 기껏해야 자기 조직이나 국가에 한정되고, 기계적 학습 또는 성찰적 학습으로 풀어나가면 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던진 문제는 글로벌한 문제이자 전환적 학습으로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둘째, 컬렉티브 임팩트는
‘사회혁신 생태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열대우림의 식물이나 동물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사회혁신 조직도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사회혁신 생태계는 다양한 조직 영역(domain), 그리고 조직군(population)이 어울리는 조직 장(field)이다. 영리법인은 60만 개가 넘지만 공익법인은 3만 개가 안 되며, 전체 법인의 77%가 종교·학술·학교 법인이고, 사회복지 법인이 10%를 차지한다. 그런데 오래 지속된 저금리 시대를 지나면서 사업비 규모는 대폭 줄어들고, 상근자 인건비도 지불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 곳이 많다. 소수의 대기업 출연 공익법인들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실질적 규모의 예산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생태학적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비슷한 영역에서 작은 예산을 가진 조직은 조직 간 경쟁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대신, 영역 합의(domain consensus)를 늘려 이질적 조직 간 협력과 전문화를 증대시키고, 생태계 전반의 담지 능력(carrying capacity)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정보, 경험, 훈련 등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같이 사회혁신 생태계 전체를 살릴 수 있는 전략적 사고를 하고, 중추 조직의 역할이 지금보다 훨씬 확장되어야 한다.

셋째, 컬렉티브 임팩트는
공공성과 떼어놓고 논의할 수 없다.

공공성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관과 민, 혹은 시스템과 생활 세계, 공동체를 이루는 거시적 사회와 개인 사이에 팽팽한 균형과 길항 관계가 있어서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무력화시키지 않으면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긴장감이 구현될 때 효능감이 극대화된다. 즉 거시적 제도 설계가 ‘공익적’이고, 제도에 대한 시민의 접근이 ‘공정’ 해야 하며, 적극 참여하는 ‘시민성’과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는 ‘공개성’이 갖추어져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 10년이 지난 지금에 되돌아보면 이런 사고는 공공성의 부재로 일어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한국의 공공성을 분석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연구를 보면 한국의 공공성은 OECD 중심의 33개 국가 중 모든 영역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우리와 비슷한 공공성을 보인 나라가 일본이다. 빈발하는 재난과 팬데믹에 대한 대응 역량에서 잘 드러나듯이, 공공성이 취약한 사회에서는 컬렉티브 임팩트 이전에 컬렉티브 대미지가 심각한 사회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반복된 재난은 사회를 규율하는 규칙 및 자원이나 질에 대한 접근성이 느슨해지다 보니 생겨난 숙성된 사고라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성공적 조직 학습을 거치면 컬렉티브 임팩트를 향상할 수 있고, 재난 극복도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2015년 메르스 대응에 실패한 이후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전문가들의 철저한 분석을 거쳐 백서를 만들어 이중 순환 학습을 통해 유사한 감염병이 발생했을 경우의 대응 전략을 만든 경험이 있는데, 이를 토대로 코로나19에는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대응할 수 있었다. 마침 메르스 실패의 백서를 만든 실무 책임자가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질병관리본부장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공공성 영역이 비교적 균형 있게 잘 작동하는 경험을 한 것인데, 이는 컬렉티브 임팩트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는 실패한 중국이나 미국과는 대비된다. 나라별 공공성의 스펙트럼도 다르게 나타났는데, 중국의 경우에는 공익성만 높고, 다른 영역들은 모두 낮다. 수천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를 하룻밤 사이에 봉쇄하고, 공익만을 내세우며 개인의 자유나 정보의 공개성을 모두 희생시킨 모델인데, 결국 백지 시위를 거치면서 슬그머니 통제를 풀었다. 미국의 경우 시민성과 공개성은 높은 반면, 공익성과 공정성은 매우 취약했다. 방역을 위해 마스크를 쓰라 한다고 총을 들고 의사당의 주 청사에 진입해 시민의 자유를 보장 하라며 시위한 극단적 자유지상주의적(libertarian) 저항을 한 미국인의 모습이 여기에 해당한다.

넷째, 컬렉티브 임팩트는
도넛경제학 모델로도 설명 가능하다.

레이워스(Raworth)는 기존 경제 모델의 무한 성장 추구는 지구의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를 초래하며, 사회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제성장만을 강조하는 GDP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의 복지와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번영의 기준으로 ‘도넛 경제학’을 제시한다. 안전하고 정의로운 공간이 되어야 할 도넛의 안쪽 원은 인간의 기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기반(식량, 물, 교육, 의료 등)을 의미하며, 이 기준에 미달하는 것(shortfall)은 인간 존엄성 훼손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생태적 한계 존중을 의미하는 도넛의 바깥쪽 원은 지구의 환경 용량을 나타내며, 이를 초과하면(overshoot)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감소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한다. 도넛 안에서 균형이란 인간의 복지와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며, 이 균형의 유지를 통해 재생 및 분배 가능하며, 참여적이고 공정한 경제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카니아와 크레이머가 주장한 바와 같이 컬렉티브 임팩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➊ 모든 참여 주체가 공유하는 명확하고 구체적 목표 설정이 필요하며, ➋ 참여 주체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의 활동을 조율하고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➌ 참여 주체가 각자의 강점과 전문성을 살려 상호 보완적 활동을 수행해야 하며, ➍ 참여 주체 간의 빈번하고 투명한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➎ 협력 과정을 지원하고 조율하는 백본(backbone) 조직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우리의 노력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는 단일 조직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사회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참여 주체의 지속적 협력을 통해 단기적 성과를 넘어 장기적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통합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혁신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반복된 재난은 사회를 규율하는 규칙 및 자원이나 질에 대한
접근성이 느슨해지다 보니 생겨난 숙성된 사고라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성공적 조직 학습을 거치면 컬렉티브 임팩트를 향상할 수 있고, 재난 극복도 가능하다.

 

반복된 재난은 사회를 규율하는
규칙 및 자원이나 질에 대한
접근성이 느슨해지다 보니 생겨난
숙성된 사고라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성공적 조직 학습을 거치면
컬렉티브 임팩트를 향상할 수 있고,
재난 극복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