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은 이제 경제 영역을 뛰어넘어
‘업사이클 아트’라는 이름으로 예술 영역까지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2024년 12월 17일에 시작해 오는 3월 31일까지
명동의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전시되는
Boundary Regeneration: From Modern Fragments to Future Seeds
(경계의 재생: 현대의 파편, 내일의 씨앗)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쳐온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특별한 전시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사이클은 이제
경제 영역을 뛰어넘어
‘업사이클 아트’라는 이름으로
예술 영역까지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2024년 12월 17일에 시작해
오는 3월 31일까지
명동의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전시되는
Boundary Regeneration:
From Modern Fragments
to Future Seeds
(경계의 재생:
현대의 파편, 내일의 씨앗)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쳐온 것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며,
특별한 전시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사이클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다
대개의 전시는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최적의 공간에서 열린다. 그런 의미에서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는 작품을 전시하는 작가들에게 이상적 공간은 아니다. 화이트 큐브가 아닌, 다목적 공간과 카페로 활용하는 곳에 설치되는 작품들은 자칫 작품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할 불안함과 불균형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전시 중인 <Boundary Regeneration: From Modern Fragments to Future Seeds (경계의 재생: 현대의 파편, 내일의 씨앗)>는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꽤 도전적이다. 일상적이지만 파격적이고, 집중하게 만들거나 스쳐 지나가도 상관없을 다채로운 색깔을 균형 있게 담아냄으로써 도리어 시선을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은 현대인의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플라스틱, 종이, 폐유리 등에서 파생된 물성을 활용한 업사이클 아트 전시와 썩 잘 어울린다.

온드림 소사이어티와 함께 이번 전시를 주관한 곳은 메타포서울이다. 서울·파리·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브랜드와 아티스트가 주축이 되어 주목할 만한 전시와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는 메타포서울은 김미연 대표가 작가이자 리더로 활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처음 연락이 온 것은 1년 반 전쯤이었습니다. 온드림 소사이어티는 본래 친환경·지속가능성과 관련한 활동에 관심이 많던 곳이고, 저희가 보유한 아엘시즌(라이프스타일브랜드)의 이번 시즌 포인트가 지속가능한 것을 제품화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를 전시 기획에 잘 녹여서 표현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전시의 방향성이나 철학 등이 유사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버려지는 것들,
다시 탄생한 아름다움
이번 전시 참여 작가는 총 5명(팀)으로 김지선 작가, 변키 작가, 엘트라바이(Elle Travaile) 작가, 김미연 대표(아엘시즌), ROS(김도헌, 김시월, 심다은) 팀으로 꾸려졌다. 김미연 대표는 처음부터 이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작가들에게 협업을 제안했고,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의 전시를 위해 규모감·스펙·종류·개수·색깔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작가들과 많은 논의를 거치고 조율하면서 지금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다양한 일상의 (버려지는) 소재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김미연 대표는 폐기물인 한지와 버려진 계란판 등을 해체하고 재구성해 새로운 서사를 부여한 ‘흔적’을 선보였고, 향합을 그 앞에 같이 둠으로써 버려진 것들이 일상의 제품으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ROS(김도헌, 김시월, 심다은) 팀은 흙과 모래, 폐기된 작업용 점토를 수집해 자연을 닮은 모습으로 되돌림으로써 순환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김지선 작가는 ‘피어나는 미래’라는 주제 아래 AI를 활용해 미래 환경 변화에 따른 꽃의 진화 과정을 시놉시스로 작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버려진 페트병을 재료 삼아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다. 변키 작가는 미디어 아트를 통해 일상에서 발생한 부산물들이 순환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되는지 보여주었고, 자연의 산물인 식물 역시 현대사회에서는 그 쓰임을 마치면 부산물로 버려질 수밖에 환경에서 엘트라바이 작가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해 그 어울림과 다름, 조화와 균형의 멋을 선보였다.
김미연 대표는 이번 전시를 두고 공예적 요소를 갖고 쓰임을 함께 표현함으로써 유동 인구가 많고 문턱이 낮은 온드림 소사이어티라는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그 시도는 “공간 자체가 갖고 있는 쓰임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작가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명동성당 앞에 위치해 유동 인구가 많기로 소문난 이곳에서 관객은 낮은 문턱의 공간을 가볍게 뛰어넘어 일상의 물성이 주는 익숙함과 재창조라는 예술성을 즐기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 등 김미연 대표와 작가들이 의도한 모든 것을 여상하게 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파편,
내일의 씨앗을 틔우다
2025년 대한민국에서 업사이클 전시는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oundary Regeneration: From Modern Fragments to Future Seeds (경계의 재생: 현대의 파편, 내일의 씨앗)>는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일상에서 쓰고 버려지는 것들을 어떻게 지속가능한 쓰임으로 가져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다양한 폐기물을 활용해 작품을 제작했고,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관람객에게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메시지를 뜨겁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예술성과 실용성의 중간을 가져가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보통 업사이클링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이걸 가지고 이런 걸 만들었어’라는 식의 진짜 쓰임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거든요. 저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실용성과 예술성이 같이 놓일 수 있는 방식을 유지하려고 했고, 이 같은 확장성을 보여준다면 더 큰 확장성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버려지는 야채 쓰레기를 모아 부패되지 않도록 처리해 조형물을 만드는 식으로 고부가가치 물건을 생산하는 사업이 진행되기도 해요.”

김미연 대표는 <Boundary Regeneration: From Modern Fragments to Future Seeds (경계의 재생: 현대의 파편, 내일의 씨앗)>를 두고 “스쳐 지나가시는 분들은 ‘이 공간에 굉장히 아름다운 것이 있네’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금 더 자세히 보는 분들한테는 내가 버린 아무 의미 없는 것들이 이러한 쓰임을 갖고 있구나, 조금 더 확장된 가치나 이념이 바탕이 된 아트워크로 보일 수 있구나 하는 지점을 알게 되어도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의 물성을 희미하게 지우고, 눈앞의 대상에 몰입하게 하는 동시에 이 대상과 함께할 미래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번 전시는 제목 그대로 ‘현대의 파편이 내일의 씨앗을 틔울 수 있는 아름다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아닐까? 재활용 소재로 창작된 작품들이 우리의 삶 속에 보다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가치는 더욱 유려하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