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에 의해 지구가 망가지고 있다면 되돌리는 책임 역시 인류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엔폴리 노상철 대표의 이 말은 회사의 출발점이자 방향을 압축한다.
플라스틱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더 이상 이상적 담론이 아니다.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이 일상이 된 지금, 산업은 새로운 해법을 요구받고 있다.
에이엔폴리는 이 질문에 가장 공학적 방식으로 답해온 기업이다.
왕겨와 커피박처럼 버려지는 자원에서 출발한 기술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산업의 기준을 다시 쓰고 있다.
“인류에 의해 지구가
망가지고 있다면
되돌리는 책임 역시
인류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엔폴리 노상철 대표의 이 말은
회사의 출발점이자 방향을 압축한다.
플라스틱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더 이상 이상적 담론이 아니다.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이
일상이 된 지금,
산업은 새로운 해법을 요구받고 있다.
에이엔폴리는 이 질문에
가장 공학적 방식으로 답해온 기업이다.
왕겨와 커피박처럼 버려지는 자원에서
출발한 기술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산업의 기준을 다시 쓰고 있다.
연구실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선택한 길
에이엔폴리는 2017년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실에서 출발한 첨단 신소재 딥테크 기업이다. 현재 박사 7명, 석사 5명을 포함한 32명의 연구·기술 인력이 함께하고 있다. 노상철 대표는 오랜 기간 대학과 연구소에서 환경공학과 화학공학 연구를 이어왔다. 그러나 연구 성과가 논문과 특허에 머무는 현실은 그에게 점점 큰 질문을 던졌다. “기술은 논문에 실릴 때보다, 실제로 쓰일 때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창업은 새로운 도전이기보다 기술을 사회로 가져오기 위한 선택이었다. 안정된 길을 내려놓는 일은 쉽지 않았지만, 기술이 시장과 만나야 한다는 확신이 그를 움직였다.
버려지는 자원에서 시작된
새로운 산업 언어
에이엔폴리의 핵심 기술은 식물성 자원에서 추출한 나노셀룰로오스(CNF)다. 커피 찌꺼기와 왕겨 같은 유기성 부산물을 원료로 삼아 머리카락보다 수천 배 가느다란 천연섬유를 만들어낸다. 가볍지만 강하고, 인체와 환경에 안전하며, 100% 생분해될 수 있다.
노상철 대표는 이 소재를 ‘착한 대안’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친환경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받는 소재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나노셀룰로오스는 플라스틱, 포장재, 화장품, 이차전지, 바이오·의료 산업 전반에서 석유 기반 소재를 대체하면서도 성능을 유지하거나 개선한다. 환경과 산업을 동시에 설득하는 방식이다.
나노셀룰로오스
산업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다
나노셀룰로오스는 가능성이 큰 소재지만, 산업 적용의 문턱은 높다. 균일성, 순도, 재현성, 그리고 양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실험실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실제로 세계시장에서도 품질 편차와 응집 문제는 주요한 기술적 난제로 꼽히고 있다.
“로트마다 성능이 다르면 산업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에이엔폴리는 이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독자적 제조 공정을 개발했다.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섬유를 균일한 품질로 재현성 있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력은 외부에서도 꾸준히 평가받아왔다. CES 2024 지속가능 부문 혁신상, Future Food Asia 대상(싱가포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등 국내외 수상은 기술의 완성도와 산업성을 동시에 입증한다. 이를 바탕으로 에이엔폴리는 화장품 제형 안정화 소재, 이차전지용 친환경 바인더, 천연섬유 복합 소재 등 실제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을 확보했다.
가족동반워크숍
H-온드림을 통해
기술 방향을 다시 점검하다
에이엔폴리가 2025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에서 액셀러레이팅 트랙 부문 대상을 수상한 것은 기술력 자체를 넘어선 가치를 보여준다. 기술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명확한 서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상철 대표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활동을 통해 에이엔폴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수상은 성과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한 의미를 인정받고, 확신하게 된 기회라 생각합니다.”
H-온드림 펠로로서 경험을 통해 변화 이론을 정리한 에이엔폴리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다시 묻게 되었다고 한다. 기술을 중심에 두되, 그 기술이 사회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 에이엔폴리는 슬로건을 새롭게 정립했다.
나노셀룰로오스 하이드로젤 제품
이동과 보관이 용이하도록 만든 파우더 제품
‘Technology for Impact’, 기술은 목적이 아니라 임팩트를 증명하는 수단이라는 선언이다. 단기적 결과보다 장기적 변화의 흐름에 가치를 두고, 존재해야 할 이유가 분명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노상철 대표는 최근에 마무리한 북미 프로그램 또한 잊지 못할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펠로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각자가 어떤 문제의식으로 창업을 선택했고, 어떤 고민 속에서 버텨왔는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그 경험을 통해 관계 역시 달라졌다. 단순한 동료를 넘어 서로의 방향을 응원하는 관계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들은 에이엔폴리가 앞으로 어떤 자세로 성장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돌아보게 만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생산으로 증명되는
기술의 다음 단계
에이엔폴리는 현재 포항 바이오 산업단지에 연간 1,000톤 규모의 나노셀룰로오스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본격적 상업화 국면에 들어섰다. 연구 중심 단계를 넘어 산업 중심 단계로 전환하는 결정적 시기다. 향후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을 비롯해5,000톤 이상 생산 체제 구축도 계획하고 있다.
“규모보다 중요한 건 기준입니다. 지속가능성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조건이 되어야 합니다.”
노상철 대표의 말처럼 에이엔폴리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히 커지는 기업이 아니다. 플라스틱과 유해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고, 산업이 지속가능해질 수 있도록 돕는 소재 플랫폼 기업. 에이엔폴리는 오늘도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기술로 그 기준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가치를 지닌다고 역설하는 노상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