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이 능동적 창작자로
자립하는 세상을 위하여!
시각장애인이
능동적 창작자로
자립하는 세상을 위하여!
플릭던
(H-온드림 펠로 13기)

글 편집실

사진 제공플릭던

수백만 명의 시각장애인은 언제나 책이 고프다.
통용되는 점자책 제작 방식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요즘 통용되는 디지털·시각 콘텐츠를 따라잡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교육과 기회에 대한 근본적 장벽이다.
정보 접근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려는
스타트업이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에 13기로 합류했다.
점자 콘텐츠 AI 기술을 개발하는 플릭던에 대해 알아보자.
수백만 명의 시각장애인은
언제나 책이 고프다.
통용되는 점자책 제작 방식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요즘 통용되는 디지털·시각 콘텐츠를
따라잡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교육과 기회에 대한 근본적 장벽이다.
정보 접근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려는 스타트업이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에 13기로 합류했다.
점자 콘텐츠 AI 기술을 개발하는
플릭던에 대해 알아보자.

열악한 점자 콘텐츠 인프라를
지나치지 않은 착한 마음
2024년 3월에 플릭던을 창업한 구본경 대표는 자동차 업계 제품 개발 PM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0년 동안 일본과 한국에서 자동차 부품 공급 업무를 하다가 콘텐츠·IT 융합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다. 5년 정도 경영한 끝에 정리해야 했지만, 이 경험을 통해 ‘진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플릭던 창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첫 창업 당시 선정된 지원사업을 통해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점자 오디오 북을 제작한 적이 있어요. 이때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점자 콘텐츠 인프라는 낙후되었고, 비효율적이란 사실을 알게 됐죠. 이런 현실을 누군가는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AI와 3D 프린팅 기술 기반의 BM을 구상하며 기획한 기술을 조합하면 가능하겠다는 생각에 플릭던을 창업하게 됐어요. 첫 창업이 실패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도전해야 할 방향을 그 안에서 찾았으니까요.”
점자 콘텐츠 인프라 문제로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기 힘든 상황을 마주한 구본경 대표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마음속 작은 거슬림과 오지랖은 ‘나라도 무엇이든 해보자’는 결심으로 이어졌고, 결국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벤처의 길을 걷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시각장애인이 직접 만드는
점자 콘텐츠 제작 기술로 세상을 선하게
플릭던은 ‘모든 시각장애인이 정보와 교육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그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라는 비전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AI 기반 배리어프리 솔루션 ‘몰몰(mole mole)’을 개발하고 있다. ‘손가락을 튕기는(flick) 가벼운 동작만으로도 모든 일이 해결된다(done)’라는 뜻의 회사명처럼 시각 정보를 손쉽게 점자·촉각 콘텐츠로 변환할 수 있게 해 수동적인 소비자이던 시각장애인이 능동적인 창작자로 자립할 인프라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기존 점역은 전문가가 문서를 손으로, 점자로 바꿔야 했기 때문에 평균 3~6개월이 소요되고, 비용과 해석 오류도 적지 않았다. 몰몰은 문서의 구조와 맥락을 인공지능(AI) 기술로 스스로 파악해 PDF와 이미지 등 다양한 비정형 문서에서 텍스트, 수식, 표, 그래프, 이미지까지 자동으로 인식하고 구조화한다. 이렇게 추출된 정보는 점자 텍스트와 촉각 그래픽 데이터로 변환되며, 기존 수동 방식에 비해 훨씬 빠르고 정확하며 확장성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시각장애 대학생이 복잡한 수식과 그래프가 많은 전공서를 기존 방식의 점자로 받으려면 한 학기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몰몰을 활용하면 학생 스스로 책을 스캔해 몇 분 만에 점자와 촉각 교재를 만들 수 있다. 시각장애 직장인 역시 업무 자료를 점자와 촉각 그래픽으로 즉각 변환해 혼자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림책, 식당 메뉴판, 박물관 안내 자료 등 일상 정보도 소형 IoT 점자 프린터로 곧바로 출력해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시각장애인 정보 접근에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혁신을 가져올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다. 구본경 대표는 데이터 취합·구축을 가장 어려운 숙제로 꼽았다.
“몰몰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점자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공개 데이터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다양한 언어의 묵자-점자 병렬 말뭉치를 (반)자동화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데이터 제작 파이프라인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완료되면 해당 기술은 비영리 조건의 오픈 소스로 공개할 예정인데요. 이를 통해 점자 사용 인구가 적은 언어권 국가에서도 비용 부담을 최소화한 채, 자체적인 점자 인공지능 모델을 보다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AI 기반 배리어프리 솔루션 몰몰(mole mole)



플릭던의 첫 마음을 지켜주는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설립 2년 미만의 초기 기업이 겪는 고충 중 가장 큰 비중은 자금이다. 플릭던 또한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에 지원한 데에는 개발 비용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첫 번째였다. 하지만 소셜 벤처의 성장통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함께할 파트너가 필요한 이유도 컸다. 구본경 대표는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 지원 과정에서 면접과 에세이를 작성한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비전이 기술로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우리 회사의 비전과 일맥상통한다고 느꼈습니다. 여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이 주로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성에 집중하는 반면,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는 본질에 가치를 둔다고 여겼습니다. 플릭던을 창업하게 된 첫 마음을 다시 떠올리면서 추구하는 바와 방향을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되짚어 볼 수 있어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는 소셜 벤처의 비전과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는 공감자이자, 비전을 실현하도록 고도화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선도하는 인도자와 같아요. H-온드림 펠로 13기가 되어 앞으로의 시간이 더욱 기대됩니다.”


지구촌 시각장애인이
모두 사용하는 그날을 위하여
구본경 대표는 남은 2025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한다. 기술 개발과 성과에만 매몰되기 쉬운 시점에 H-온드림 펠로 13기로 선정되어 시장과 사회의 필요에 더 기민하게 반응하는 ‘지속 가능한 소셜 벤처’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 기세를 몰아 플릭던은 하반기에 ‘몰몰 AI SaaS 플랫폼’의 베타 서비스를 오픈하고, 국내 주요 도서관을 비롯해 학교 및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초기 실증 사례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첫 점자 프린터인 ‘Em-boxer T1’을 미국 시장에 론칭해 글로벌 진출도 준비 중이다.
몰몰을 지구촌 시각장애인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정보 접근성의 대명사’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플릭던의 여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