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익의 66%를 사회로

인도 최대 기업이 보여주는
‘구조적 자선’의 힘

타타 트러스트(Tata Trusts)


한곤(자유기고가)

사진타타 트러스트 홈페이지
동그라미

인도 최대 기업 그룹 타타(Tata)의 수익은 어디로 흐를까?
놀랍게도 이익의 66%를 자선재단으로 환원한다.


타타 그룹의 지주회사 타타 선스(Tata Sons) 지분의 66%를
타타 트러스트가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서 발생하는 배당금 모두 사회 공익 사업에 투입하는 구조다.

 

타타 트러스트는 1892년 창립자 잠세트지 타타(Jamsetji Tata)가
인도인의 고등교육을 위한 ‘J.N.타타 엔다우먼트’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잠세트지는 ‘국가를 발전시키는 것은 재능 있는 이들을 끌어올려
국가에 최대의 기여를 하게 만드는 것’
이라는 철학을 지녔고,
이것이 타타 트러스트의 근간이 됐다.

인도 최대 기업 그룹

타타(Tata)의 수익은 어디로 흐를까?


놀랍게도 이익의 66%를

자선재단으로 환원한다.


타타 그룹의 지주회사

타타 선스(Tata Sons) 지분의

66%를 타타 트러스트가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서 발생하는 배당금 모두

사회 공익 사업에 투입하는 구조다.

 

타타 트러스트는 1892년

창립자 잠세트지 타타(Jamsetji Tata)가
인도인의 고등교육을 위한

‘J.N.타타 엔다우먼트’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잠세트지는 ‘국가를 발전시키는 것은

재능 있는 이들을 끌어올려
국가에 최대의 기여를 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철학을 지녔고,
이것이 타타 트러스트의 근간이 됐다.

타타 트러스트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

130년을 이어온 구조적 자선의 실험

타타 트러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자선사업이 창업자 개인의 선의가 아닌, 기업 구조에 내재해 있다는 점이다. 잠세트지의 두 아들 도라브지(Dorabji)와 라탄지(Ratanji) 타타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1919년 서 라탄 타타 트러스트(Sir Ratan Tata Trust), 1932년 서 도라브지 타타 트러스트(Sir Dorabji Tata Trust)를 설립했다. 특히 도라브지는 자신의 전 재산을 트러스트에 기부했는데, 여기에는 타타 선스와 인도 호텔 등의 주식, 부동산, 그리고 아내가 남긴 보석 21점과 유명한 ‘주빌리 다이아몬드’까지 포함됐다. 당시 가치로 1,000만 루피(약 1억6,0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이후 여러 트러스트를 추가로 설립해 현재는 14개의 공공 트러스트로 이뤄진 연합체가 됐다. 이 구조를 통해 타타 그룹의 성장이 곧 사회 공익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전통 미술 작품을 만드는 방법을 교육하는 모습

국가적 기관 설립부터 지역사회 지원까지

타타 트러스트의 업적은 인도 근대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잠세트지는 1898년 재산의 절반을 벵갈루루의 과학대학 설립을 위해 출연했고, 이것이 1911년 인도과학연구소(Indian Institute of Science)로 결실을 맺었다. 이 연구소는 인도의 원자력과 우주 프로그램 발전에 핵심 역할을 했으며, 호미 바바(Homi Bhabha) 같은 저명한 과학자들을 배출했다.

타타 트러스트가 설립하거나 지원한 주요 기관들은 인도 현대사의 이정표가 됐다. 타타 사회과학연구소(Tata Institute of Social Sciences, 1936), 타타 기념 암센터(Tata Memorial Centre, 1941), 타타 기초과학연구소(Tata Institute of Fundamental Research, 1945), 국립공연예술센터(National Centre for the Performing Arts, 1966) 등이 대표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타타 트러스트가 이러한 기관들을 설립하고 안정화시킨 후, 정부에 운영권을 이양해왔다는 것이다. 이는 타타 트러스트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영구적 소유가 아닌, 선구적 시도를 통해 국가 시스템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게목표인 것이다

영양실조를 퇴치하기 위해 조산사가 아이의 체중을 확인하는 모습

17개 주, 170개 지역의 체계적 개입

타타 트러스트의 활동 범위는 폭넓지만, 체계적이고 전략적이다. 현재 17개 주, 170개 지역에서 450개 이상의 파트너 기관을 통해 수백만 가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활동 분야는 교육, 보건과 영양, 농촌 생계, 수자원 관리, 시민사회 강화, 예술과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있다.

보건 분야에서는 2020년과 2021년에만 1,590만 명이 혜택을 받았다. 타타 트러스트는 ‘분산형 암 치료 모델’을 개발해 지역 거점 병원과 1차 의료 기관을 연결하는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했다. 텔랑가나주에서는 30개 이상의 거점 의료 기관과 500개 이상의 1차 의료 시설을 연결해 5만3,500건 이상의 원격진료를 진행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카르나타카주에서 1만3,330명의 안가와디(탁아소)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약 40만 명의 아동에게 선한 영향을 미쳤다. 라자스탄주에서는 34개 모델 도서관을 구축한 후, 이 프레임워크를 3,300개 이상의 학교 도서관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생계 분야에서는 인도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 거주하는 농촌 지역에 집중한다. 현대 농업 기법, 수자원 관리, 토양 보존, 축산, 시장 연계 등 통합적 접근을 통해 90개 지역에서 약 80만 가구가 소득 증대 혜택을 받았다.

지속가능한 모델의 교훈

타타 트러스트는 현대 자선사업의 혁신적 모델을 제시한다. 첫째, 자선을 일회성 기부가 아닌 기업 구조에 내재화했다. 타타 그룹이 성장할수록 사회 환원도 자동으로 증가하는 시스템이다. 둘째, 선구적 기관 설립을 통해 국가 시스템의 역량을 강화한다. 셋째, 통합적·장기적 접근으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추구한다. 넷째, 정부·국제기구·NGO와의 협력을 통해 영향력을 극대화한다.

창립자 잠세트지가 강조한 ‘건설적 자선(constructive philanthropy)’의 정신은 130년이 지난 지금도 계승되고 있다. 그는 “자유기업에서 지역사회는 단순한 이해관계자가 아니라, 기업 존재의 바로 그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철학은 J. R. D. 타타, 라탄 타타로 이어지며 타타 그룹의 정체성이 됐다. 2024년 10월 라탄 타타가 타계한 후 노엘 타타(Noel Tata)가 타타 트러스트 의장으로 취임하며 새로운 장을 열었다. 타타 트러스트는 여전히 ‘국가에 봉사하는 유산’이라는 본질에 충실하며, 인도의 발전과 함께 진화하고 있다.

타타 트러스트의 사례는 기업이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단기적 이익이 아닌 장기적 사회 가치 창출을 기업 DNA에 심는다는 것, 그리고 이를 130년 동안 지속해왔다는 것. 이는 기업 자선의 미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강력한 시사점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