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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공간,
함께 찾는 미래사회의 가치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만난 조은영 한국YWCA연합회 회장

편집실 ・ 사진 안호성

명동에서 가장 유서 깊은 건물 중 하나인 한국YWCA연합회 건물에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둥지를 튼 지 어느덧 2년 차에 접어들었다.
따로 또 같이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는 의미에서
둘의 동거는 매우 유의미하다.

한국YWCA연합회 조은영 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조선빈 매니저가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다.

명동에서 가장 유서 깊은 건물 중 하나인
한국YWCA연합회 건물에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둥지를 튼 지
어느덧 2년 차에 접어들었다.

따로 또 같이 변화와 혁신으로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는 의미에서
둘의 동거는 매우 유의미하다.

한국YWCA연합회 조은영 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조선빈 매니저가
만나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빈 지난 2월 한국YWCA연합회 회장으로 새롭게 선임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 가족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은영 회장 반갑습니다. 저는 2000년부터 한국YWCA연합회와 일을 시작해 올 초에 회장으로 부임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정몽구 재단 정무성 이사장님 등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이렇게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온드림 소사이어티의 핵심 가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입장에서 오늘 대화에 기대가 큽니다.

선빈 지난 2022년 한국YWCA연합회가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100년의 중심은 ‘지역과 청년’이라고 강조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관련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조은영 회장 우리 사회는 지난 100년간 격동의 시기를 거치면서 근대화를 이루어왔습니다. 그 시기에 저희는 기독교 시민 여성 단체로서 나름의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의 비약적 경제발전과 사회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역’과 ‘청년’이 살아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회의적인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역과 청년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우리 사회가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며 비전을 다시 세팅했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삶의 터전은 다음 세대에게 올바르게 돌려주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역을 살리고자 했고, 또 위계·권위·기존의 틀에 묶이지 않고 서로 존중하는 수평 의식을 통해 도전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신을 지닌 청년들을 지역으로 불러오는 것이 저희의 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일환의 하나로 YWCA가 브랜딩한 청년운동 중 ‘로컬 프렌들리’가 있는데, 이는 지역에 청년 활동가들이 거주하면서 창업을 하고, 사회적 가치를 담은 기업으로서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역의 사람들과 공간들을 연결하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운동입니다. 또 청년들이 직접 꿈꾸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해보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세상을 살리는 100개의 프로젝트’가 그것입니다. 이 같은 일을 온드림 소사이어티도 함께 실행해주고 있기 때문에 저희는 이를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선빈 명동의 터줏대감이라고도 일컫는 YWCA는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YWCA의 역사, 명동에 자리 잡은 배경, 사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조은영 회장 저희는 1922년 일제강점기 시절에 일본 조직 밑으로 들어가라는 걸 거부하고 ‘조선YWCA’로 창립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 ‘대한YWCA연합회’로 이름을 바꾸었고, 당시 어디에 자리를 잡을지 머리를 모아 고민한 끝에 서울의 중심지인 명동에 둥지를 틀었어요. 처음에는 일본에 빼앗겼다가 되찾은 집 두 채를 구입해 시작했다가 이후 국내외에서 기금을 모아 건물을 지었고, 증축을 거듭하다가 1970년대에 지금의 건물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YWCA는 근현대사에서 여러 족적을 남겨왔는데, 특히 여성의 교육·직업훈련·돌봄·사회참 여·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979년 11월, 서울 명동 YWCA 회관에서 민주화 운동가들이 대통령 간선제 시행 저지를 위해 결혼식을 가장한 집회를 개최했다가 적발돼 모진 고초를 겪은 시국 사건은 지금도 많은 이가 기억하고 있는 일이지요.

선빈 온드림 소사이어티는 여러 공간 후보지 가운데 역사적 의미와 접근성 등을 고려한 끝에 ‘페이지 명동’에 입주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YWCA와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인연을 맺게 되었지요. 온드림 소사이어티의 개관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셨는지, 어떤 역할을 하길 기대하셨는지요?

조은영 회장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입주한다고 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페이지 명동이라는 건물 이름이 ‘명동의 새로운 페이지를 연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1층을 온전히 상업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저희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고민이 많았거든요. 실제로 금융기관이 들어오고 싶어 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들어온다고 해서 정말 박수치며 환영했습니다. YWCA의 지향점과도 맞아떨어졌고,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공익재단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반가웠죠.
사실 저희가 청년들을 유인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거든요. 젊은 세대가 유입되려면 건물 안에 뭔가 새로운 게 있어야 하는 데, 우리가 머리를 싸매고 뭘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 놀고 이걸 누릴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올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선빈 완성된 공간을 봤을 텐데 느낌이 어떠셨나요?

조은영 회장 굉장히 아티스틱하고 모던한 분위기가 근사했고, 사회적기업 ‘향기내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히즈빈스 커피와 함께한다는 것도 좋았습니다. 덕분에 저희도 1층을 대관해서 행사를 한 적이 있었어요. 특히 주기적으로 바뀌는 예술 작품들이 인상적이었는데, 많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멋지게 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선빈 저희가 매년 초에 시각예술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 아래 청년 신진 작가분들을 선발해서 주제나 공간 분위기에 맞춘 신작 전시를 진행하고 있지요. 다음 주에는 도예가 박진선 작가님의 전시가 예정 되어 있으니 꼭 보러 오세요.

조은영 회장 당연히 가야지요. 하하.

선빈 저희의 성장과 변화를 바로 옆에서 지켜보신 입장에서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까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조은영 회장 청년을 만나는 게 굉장히 어려운 세상이 됐습니다. 저희는 지역 청년들을 활성화시키고 성평등 운동, 기후 에너지 전환 교육, 캠페인 등에 참여하게 하면서 청년 활동가를 전 세계에 연결시켜 다양한 형태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일 또는 벤처 중심으로 간다면, 저희는 사회운동 쪽에 좀 더 가깝기 때문에 이양자가 만난다면 또 다른 형태의 굉장히 건설적인 하이브리드가 생기지 않을까 해요.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지향하는 공간이 어떤 것일까 생각해보면 물리적 공간은 분명 아닐 테고, 소유하고 갖는 게 아니라 공공재로서 나누고 공유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저희 YWCA와 함께하길 바라고 있어요.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만들어놓은 플랫폼에 저희의 회원이나 활동가 중에서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저희도 당연히 소개해드리고, 또 온드림 소사이어티가 그곳에서 얻은 열매 중 연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저희 YWCA가 새로운 플랫폼이 되어 함께 그 공간을 쓰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싶다는 기대와 꿈을 갖고 있습니다.

선빈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조은영 회장 일단은 새로운 사회적 공동체가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사회에서 나노화되어 있는 각 개인이 자신의 삶을 준비할 수 있을 만한 사회적 공동체가 어디인지 묻는다면, 저희 같은 단체들과 온드림 소사이어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새로운 사회적 공동체의 시작, 실험이 우리의 연대를 통해서 더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저희는 평화, 정의, 성평등 모든 이슈를 갖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지난 100년 동안 시대 의식에 맞춰서 노력해왔는데, 온드림 소사이어티는 21세기에 시작한 만큼 디지털로 전환된 사회에서 먼저 앞서가주고 또 저희가 기꺼이 함께하면서 서로 그 열매를 사회에 나눌 수 있는 단체가 되길 소원합니다.


조은영 회장
한국YWCA연합회

조선빈 매니저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업팀

조은영 회장

한국YWCA연합회

조선빈 매니저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