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나를 발견한 곳, 한국
낯선 서울에서 찾은
나의 자리
글·사진
Nguyên Ba Hoãng Long(정몽구 글로벌 스칼러십 장학생)
글·사진 Nguyên Ba Hoãng Long
처음으로 혼자 타본 지하철부터 친구들과 함께한 겨울 학교까지···.
생애 첫 해외 생활을 한국에서 시작한 응우옌바호앙롱은
익숙해지는 일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발견했다.
자신감을 얻고 서로 다른 삶에 귀 기울이며···.
낯선 서울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이 되었다.
처음으로 혼자 타본 지하철부터
친구들과 함께한 겨울 학교까지···.
생애 첫 해외 생활을 한국에서
시작한 응우옌바호앙롱은
익숙해지는 일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발견했다.
자신감을 얻고 서로 다른 삶에
귀 기울이며···.
낯선 서울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이 되었다.
응우옌바호앙롱
Nguyên Ba Hoãng Long
응우옌바호앙롱
Nguyên Ba Hoãng Long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바호앙롱은 2025~2026년 정몽구 글로벌 스칼러십 장학생으로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에서 공부했다. 현재 베트남으로 돌아가 베트남 국립대학교 공학기술대학에서 정보기술을 전공하고 있다. AI 기반 기술 솔루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공익에 기여하는 AI 연구자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다.
처음 떠난 외국에서
익힌 일상
한국은 내가 태어나 처음 방문한 외국이었다. 첫 해외 생활이 10개월 넘게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평소 무던한 성격이라 특별한 기대보다는 나한테 주어진 경험을 즐기자는 마음이 컸다. 서툰 한국어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되었지만, 일단 부딪쳐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일상에 익숙해지는 속도는 빨랐다. 사흘쯤 지나자 집 주변의 지리가 눈에 들어왔고, 학교에서는 강의실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정신없이 보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내게 낙지볶음과 짬뽕, 순두부찌개와 닭발을 맛보는 것도 한국 생활의 즐거움이었다.
그중에서도 지하철을 타는 일은 혼자서도 새로운 곳을 찾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처음 홀로 지하철을 탄 날의 목적지는 예술의전당이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초청으로 연주회를 보러 가는 길이었다. 소셜 미디어에서나 보던 서울의 지하철을 직접 이용해보니 외국인인 나도 길을 찾기 어렵지 않았다. 그날 이후 서울 어디든 혼자서 돌아다니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물론 한국어가 부족해 낯선 곳을 찾아가는 일이 버겁고 귀찮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한국 생활을 먼저 경험한 베트남 친구들이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길 찾는 방법부터 맛집과 사진 찍기 좋은 장소,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말하는 법까지 알려주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생활의 리듬을 익히자 새로운 곳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그렇게 한국인 친구와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에게도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함께 배우는 사람들 속에서
찾은 자리
한국에서 처음 이곳이 내 자리라고 느낀 것은 학업과 생활의 속도에 익숙해졌을 때였다. 처음 몇 주 동안은 과제와 공부의 양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교수님과 강사들의 도움, 명료한 영어 설명 덕분에 차츰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다. 공부에 집중하기 좋은 도서관과 자습실도 힘이 되었다. 그 결과 2025년 가을 학기에는 처음으로 전 과목 A를 받았고, 2026년 한-아세안 청년 네트워크 워크숍에 베트남 대표로 참가했다. 내게 이 경험들은 앞으로 더 배우고 성장하기 위한 이정표였다.
곁에 있는 한국인 학생들의 태도에서도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먼저 살갑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적응할 수 있도록 기꺼이 도와주었다. 나를 위해 영어로 이야기하려 애쓰는 모습이 고마웠다. 한양대학교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을 때는 선후배가 서로를 돕고 협력하며 행사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및 태도를 배우는 기회였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교류 프로그램은 이런 만남을 더 넓혀주었다. CMK 클럽과 캠퍼스 활동, 온소 스테이지 공연에 참여하며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만났다. 그중 2025 한양국제겨울학교는 한국 유학 중 특히 뜻깊은 시간으로 남아 있다. 싱가포르와 홍콩·중국·멕시코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들은 열심히 공부했고, 활동 시간에는 유쾌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양 글로벌 라이온즈를 비롯한 한국인 학생 자원봉사자들은 한국 문화를 가까이에서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 함께 한 나들이에서 한국의 역사를 배우고, 한국어 발음을 익히며, 놀이 문화도 즐겼다. 친구들은 자신의 전공이 왜 흥미로운지, 무엇이 어려운지, 봉사 중 어떤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지도 들려주었다. 특히 학생들 사이의 끈끈한 유대와 친밀함을 보며 연대의 의미를 배웠다. 가까워질수록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넓어진 세계
한양대학교, 왕십리역, 온드림 소사이어티, 한강공원에는 많은 추억이 쌓인, 익숙하면서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한복과 빨리빨리 문화, 비빔밥과 미역국도 친숙해졌다. 무엇보다 환경미화원과 교수님, 현대차 정몽구 재단 직원분들과 장학생 동료들까지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마음 깊이 자리 잡았다. 장학생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에 와서 정착하기까지의 여정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4년을 지낸 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대학원 장학생이 된 친구도 있었고,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한국어능력시험 6급을 취득한 후배도 있었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이들의 경험에 귀 기울이며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넓어지고 있음을 느꼈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일은 상대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방법이었고, 나 역시 그 안에서 내 길을 걸어갈 힘을 얻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었다.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나 다른 가치관을 마주하기도 했다. 그럴 때는 다름을 인정하고, 내가 해야 할 공부와 소중한 사람들, 이루고 싶은 목표에 집중하려고 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그 방향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법도 한국에서 배웠다.
정몽구 글로벌 스칼러십을 통해 경험한 한국 생활의 최고 자산은 역시 사람들과의 연결이다. 처음 혼자 지하철을 탄 경험은 공부와 교류를 거치며 더 넓은 세계를 향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베트남으로 돌아와 학업에 열중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물론, 그때 배운 사람들과의 태도는 앞으로 걸어갈 길에도 남아 있을 것이다. 언젠가 AI 기술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도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마음을 잊지 않고 싶다.
한국에서 이건 꼭!
베트남 친구가 한국에 간다면 꼭 따릉이를 타고 서울 곳곳을 둘러보라고 제안하고 싶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서울숲 주변과 한강, 청계천 등에서 숨은 명소를 찾고 신선한 공기를 만끽했다. 서울에는 도시 안에서도 자연과 풍경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길이 많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 이런 시간을 더 많이 즐기지 못한 것이 아쉬울 만큼 기억에 남는다. 익숙한 목적지를 향해 서두르기보다 자신의 속도로 주변을 살피다 보면 서울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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