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인구 고령화, 사회적 불평등 같은 복합적 난제들은
국가나 시장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정부의 제도와 시장의 이윤 추구 논리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의 전문성과 자원을 가진 공익재단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그러나 한국의 공익 부문은 재단의 수와 자산 규모가 성장한 데 비해,
규제와 운영의 비효율성으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사회가 공익재단을 신뢰에 기반을 둔 사회혁신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시킬 수 있는 K-필란트로피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인구 고령화, 사회적 불평등 같은 복합적 난제들은 국가나
시장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정부의 제도와 시장의 이윤 추구
논리를 넘어 사회문제 해결의 전문성과
자원을 가진 공익재단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그러나 한국의 공익 부문은 재단의 수와
자산 규모가 성장한 데 비해,
규제와 운영의 비효율성으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사회가 공익재단을 신뢰에
기반을 둔 사회혁신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그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시킬 수 있는 K-필란트로피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필란트로피 트렌드
한국이 공익법인 규제에 발목 잡혀 있는 동안 세계의 필란트로피는 전통적 자선을 넘어 다양한 금융 기법과 전략적 접근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와 벤처 필란트로피(Venture Philanthropy)
이는 재정적 수익과 함께 측정 가능한 사회적·환경적 임팩트를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 활동을 의미한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벤처에 촉매 자본으로서 지분을 투자하거나, 저리 융자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일회성 지원에 그치는 보조금과 달리 재원의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만들고, 피투자 기관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통합
재단의 미션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 건강 증진을 목표로 하는 재단이 담배 회사에 투자하거나, 환경보호를 외치는 재단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인식이다.
디지털(AI) 필란트로피와 플랫폼의 성장
온라인 기부 플랫폼과 크라우드펀딩의 확산은 기부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기부 모델은 기존의 규제 체계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쟁점들(예: 플랫폼 수수료, 투명성, 신속한 자금 집행 등)을 야기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하고 민첩한 규제 환경을 요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K-필란트로피를 위한 세 가지 과제
현재 한국의 법과 제도는 정적인 기금(endowment)을 조성해 매년 이자 수입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던 20세기형 자선 모델을 전제로 설계되었다. 한국 공익재단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미래에 국가와 사회의 공익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 규제 개선: 자율성과 혁신의 여건 마련
재정적 지속가능성과 운영의 자율성을 제약하는 과도하고 경직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특히 자산 운용의 제약을 살펴 Program Related Investment, Mission Related Investment 등 다양한 금융 도구를 활용하고, 사회적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② 세제 개선: 사회 환원을 장려하는 제도와 사회적 인식 전환
세제는 부당한 이용을 통제하는 동시에 공익적 기부를 장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잠재적 기부자가 안심하고 자산의 사회 환원을 결정할 수 있도록 주식 출연 한도(5%) 확대 등 실질적 유인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③ 신뢰 회복: 과정과 성과를 설명하는 재단의 책임
정부의 감독 방식 전환, 규제 개선과 함께 재단 스스로의 실천도 필요하다. 기본적인 공시 정보 공개를 넘어 재단의 전략과 사업 성과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자율성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공익재단을 더 이상 관리가 필요한 곳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복합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부여하고, 협력해야 할 필수적인 사회 파트너로 인정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자율에는 그에 상응하는 투철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자율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실질적 책무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들을 포함해야 한다.
신뢰에 기반해 자율성을 부여하고, 그 자율성을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하며, 그 결과에 대해 투명하게 책임지는 새로운 공익 생태계. 이는 단순히 바람직한 이상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할 핵심적인 사회 인프라다. 이제는 낡은 불신의 사슬을 끊고, 자율과 책임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담대한 결단과 실천에 나서야 한다.
한국 공익재단의 역사
한국 공익재단의 역사
한국전쟁 이후 자선적 재단 등장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의 조직적 자선 활동은 대부분 외국의 원조와 정부 주도의 구호 사업에 집중되었다. 이후 1958년 제정된 민법은 비영리 사단·재단법인의 설립에 주무관청의 허가를 요구하는 법적 틀을 마련했다.
1980년대 이후 공익법인 양적 성장
1987년 민주화 이후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기반한 공익 활동이 늘어나면서 공익 부문은 양적 팽창과 질적 분화를 경험했다. 공익법인의 운영과 재산 관리는 1975년 제정된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과 ‘상속세 및 증여세법’ 등을 통해 규율되었다. 재산 관리와 이사회 구성, 주무 관청의 감독뿐 아니라 출연 재산의 공익 목적 사업 사용 의무, 운용 소득의 일정 비율 사용 의무, 주식 출연·보유 관련 제한 등이 적용되었다.
2000년 이후 공익법인 성장의 한계
2000년대 들어 일부 공익재단의 스캔들로 공익 부문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흔들리면서 정부는 규제를 강화했다. 외부 감사와 결산 서류 공시 등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들이 도입되었지만, 행정 부담도 늘어나면서 ‘불신 → 규제 강화 → 행정 부담 증가 → 비효율성’이라는 악순환이 심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