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낙관과 희망을
종착지로 삼지 않는다.
김소영 작가의 예술관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
개인과 사회가 오랫동안 쌓아온
관습과 당위, 고민 없는 당연함에 대해
“과연 그것이 맞는가?”라고
작품을 통해 쉼 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그.
‘ONSO MEDIA CONTEST 2024’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
더 크게 낼 기회를 얻은
김소영 작가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예술은 낙관과 희망을 종착지로 삼지 않는다.
김소영 작가의 예술관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
개인과 사회가 오랫동안 쌓아온 관습과 당위, 고민 없는 당연함에 대해
“과연 그것이 맞는가?”라고 작품을 통해 쉼 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그.
‘ONSO MEDIA CONTEST 2024’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 더 크게 낼 기회를 얻은 김소영 작가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예술은 낙관과 희망을
종착지로 삼지 않는다.
김소영 작가의 예술관 역시
이와 맞닿아 있다.
개인과 사회가 오랫동안 쌓아온
관습과 당위, 고민 없는 당연함에 대해
“과연 그것이 맞는가?”라고
작품을 통해 쉼 없이
질문을 던지고 있는 그.
‘ONSO MEDIA CONTEST 2024’에서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조금
더 크게 낼 기회를 얻은
김소영 작가를 만나
관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당연한 세상에 대한 질문
조형예술을 전공한 김소영 작가는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두고 여전히 ‘미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 아트라는 선택은 “장르적으로 어떤 변화를 줬다기보다는 제가 리서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내용은 형식적으로 기존에 해온 것과는 좀 다른 게 필요하다, 변수가 필요하다, 반복이 필요하다’라고 생각한 결과물”일 뿐이라는 것이다.
“영상 작업을 비물질 작업이라고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이것도 픽셀이라는 새로운 물질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 픽셀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터의 빛이나 스크린 같은 보조 장치들이 필요한데, 이것들은 벽이나 좌대 같은 전통적인 미술 작품의 설치에서 벗어난 거죠. 우리는 사실 모두가 영상 전문가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광고나 영화를 보면서 학습된 어법이 있고, 영상 언어에 매우 익숙하거든요. 초창기 미디어 아트 작품이 홈비디오 같은 다큐적 질감을 갖고 있었다면, 저는 그런 것에서 벗어나 어떻게 미술 영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 같습니다.”
2017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한 김소영 작가에게 미디어 아트는 끝없는 탐구와 도전, 질문의 영역이었다. 미술 안에서 무빙 이미지 작업이 독자적 호흡· 질감·어법을 어떻게 지닐 수 있는지 시험하고 탐구해왔으며, 그 독자성 안에서 개인과 사회 간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 또는 ‘당연하다고 믿고 싶은 것’―이를테면 사회규범이나 서열 같은 것―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미디어 아트라는 물성 안에 ‘사회적 관계 속의 당연’이 형성해온 견고한 사회적 코드를 해체하는 무형의 메시지를 담아온 그의 작업은 ‘옳고 그름’보다 ‘다름’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지금 시대의 분위기에 무척 잘 맞아 보인다.
끝없는 갈등과 선택으로 직조한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
7년째 미디어 아트 작가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지만, 김소영 작가에게 이번 ‘ONSO MEDIA CONTEST 2024’ 공모전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처음에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2021년부터 리서치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주제였기 때문이죠. 이번 공모전 출품작은 그동안 계속 확장해온 제 작품의 세 번째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랜 숙고의 결과물을 공모전에 내놓을 수 있었던 젊은 작가의 엷은 희열이 느껴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빠르게 시작한 준비가 편안한 과정을 담보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준비하는 동안 내내 포스트 프로덕션의 지옥이었습니다. 영역이 굉장히 방대할 뿐만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스마트 시티의 행보까지 너무나 다양한 분야의 자료들을 찾아보니 그 양이 정말 엄청나게 많아졌고, 이걸 어떤 식으로 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컸습니다. 미술 영상의 경우 너무 길면 사람들이 보지 않기 때문에 그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였죠.”
시간이 짧되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거워 보이지도 않게 영상을 편집하고, 이미지를 모아 선택 및 편집했다. 사운드 역시 김소영 작가에게는 또 다른 이미지였기 때문에 시각적 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가 만났을 때 관객이 이를 경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선택을 해야 했다. “매 순간이 갈등이었고, 좀 더 탁월하고 섬세한 선택이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한 시간이었다” 는 그의 말에서 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진심이 묵직하게 추를 드리운다.
끝없는 갈등과 선택으로 직조한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
7년째 미디어 아트 작가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지만, 김소영 작가에게 이번 ‘ONSO MEDIA CONTEST 2024’ 공모전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처음에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2021년부터 리서치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온 주제였기 때문이죠. 이번 공모전 출품작은 그동안 계속 확장해온 제 작품의 세 번째 버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랜 숙고의 결과물을 공모전에 내놓을 수 있었던 젊은 작가의 엷은 희열이 느껴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빠르게 시작한 준비가 편안한 과정을 담보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준비하는 동안 내내 포스트 프로덕션의 지옥이었습니다. 영역이 굉장히 방대할 뿐만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 스마트 시티의 행보까지 너무나 다양한 분야의 자료들을 찾아보니 그 양이 정말 엄청나게 많아졌고, 이걸 어떤 식으로 담아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컸습니다. 미술 영상의 경우 너무 길면 사람들이 보지 않기 때문에 그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였죠.”
시간이 짧되 너무 가벼워 보이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무거워 보이지도 않게 영상을 편집하고, 이미지를 모아 선택 및 편집했다. 사운드 역시 김소영 작가에게는 또 다른 이미지였기 때문에 시각적 이미지와 청각적 이미지가 만났을 때 관객이 이를 경험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선택을 해야 했다. “매 순간이 갈등이었고, 좀 더 탁월하고 섬세한 선택이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한 시간이었다” 는 그의 말에서 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진심이 묵직하게 추를 드리운다.
지나친 낙관에 대한 경계
지속가능한 미래, 이 단어는 우리에게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김소영 작가도 이에 공감하며 ‘모두’, ‘지속가능’, ‘미래’라는 세 가지 조건을 두루 충족하는 게 가능한가 하는 의문에서 작품이 출발했다고 한다. 이유는 하나였다. 주제 자체가 너무나 완벽하게 들려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약속의 말’이자 일종의 ‘희망 고문’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점점 더 그럴듯해지는 디지털 합성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광고 문구, 정치적 발언 등이 전파될수록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실과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동시에 불안하고 불확실한 인간의 현재 상태가 나아질 것이라는 지나친 기대를 갖게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들은 좌절되었을 때 느끼는 절망감, 위태로움, 불안을 동시에 갖고 있기도 하죠. 저는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말이 주는 희망적 약속, 그리고 그것의 실현 가능성 또는 현 상태가 보여주는 양면성이 바로 ‘동시대적 감각’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봤습니다. 안전과 편리함을 위해 우리 집에 설치한 CCTV의 이면에 감시와 불안이 동시에 따라붙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죠.”
이야기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세상의 프로파간다에 의문을 제기하고, 합리적 의심을 멈추지 않으며, 늘 질문하는 김소영 작가의 근본으로 말이다.
더 많이 질문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를 위해
#00FF00은 RGB 색 공간에서 녹색 100%로 이루어진 색상 코드로, 김소영 작가는 보안과 안전, 자연 친화, 친환경 개념을 연상케 하는 동시에 그린 에너지, 그린 잡 등 좀 더 확장된 의미를 약속하는 녹색을 가져와 작품 전면에 배치했다.
“그린(green)으로 흔히 상징되는 친환경 제품, 환경 캠페인, 자연 생태가 정말 그린한가? 그린워싱으로 전락하지는 않았는가? 저는 그린의 의미가 정확성보다는 그럴듯한 효율성으로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고, 현대사회에서 그린의 의미는 희망적 약속의 이미지, 즉 더 나은 삶 또는 더나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소비를 부추기고 끊임없이 소비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봤습니다.”
‘#00FF00(2023)’에서는 나이트비전 카메라로 포착한 이미지로 그린 녹색 의미가 인터넷, 웹 환경부터 디지털 생태계 그리고 디지털 감각기관으로 둘러싸인 동시대 풍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실험적인 오디오·비주얼 이미지의 호흡과 질감은 일상을 초월해 하이퍼 그린(hyper green) 상태가 되어버린 풍경을 드러내는데, 김소영 작가는 이 과정을 “주제를 비트는 동시에 나름대로의 유머 감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다”면서이 부분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더 많이 질문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를 위해
#00FF00은 RGB 색 공간에서 녹색 100%로 이루어진 색상 코드로, 김소영 작가는 보안과 안전, 자연 친화, 친환경 개념을 연상케 하는 동시에 그린 에너지, 그린 잡 등 좀 더 확장된 의미를 약속하는 녹색을 가져와 작품 전면에 배치했다.
“그린(green)으로 흔히 상징되는 친환경 제품, 환경 캠페인, 자연 생태가 정말 그린한가? 그린워싱으로 전락하지는 않았는가? 저는 그린의 의미가 정확성보다는 그럴듯한 효율성으로 향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고, 현대사회에서 그린의 의미는 희망적 약속의 이미지, 즉 더 나은 삶 또는 더나은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소비를 부추기고 끊임없이 소비하게 되는 현상이라고 봤습니다.”
‘#00FF00(2023)’에서는 나이트비전 카메라로 포착한 이미지로 그린 녹색 의미가 인터넷, 웹 환경부터 디지털 생태계 그리고 디지털 감각기관으로 둘러싸인 동시대 풍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실험적인 오디오·비주얼 이미지의 호흡과 질감은 일상을 초월해 하이퍼 그린(hyper green) 상태가 되어버린 풍경을 드러내는데, 김소영 작가는 이 과정을 “주제를 비트는 동시에 나름대로의 유머 감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다”면서이 부분이 좋은 점수를 받은 게 아닌가 싶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작품 ‘#00FF00, 2023’ 깊이 보기
김소영 작가에게 이번 상은 의미가 크다. 묵묵히 지켜봐준 가족에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좀 더 유의미한 설명을할 수 있게 됐고,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작업들에 대해 확신을 갖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풀어가는 동시에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그 방법론에 대해 좀 더 뜨겁게 고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수상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기를 바라요. 여러분의 부딪침, 웃음을 기원합니다. 저도 함께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