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중부자바의 소도시 쿠두스(Kudus).
정향 담배 ‘크레텍(Kretek)’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곳에서
1951년 한 가족의 작은 나눔이 시작됐다.
담배 제조사 자룸(Djarum)을 세운 오에이 위 그완(Oei Wie Gwan)의
후손들, 로버트 부디 하르토노와 마이클 밤방 하르토노 형제는
회사가 자리 잡은 지역사회를 돕는 일부터 사회공헌을 실천해왔다.
이 활동은 1986년 4월 30일 ‘자룸 재단(Yayasan Djarum)’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했고, 올해로 꼭 40주년을 맞는다.
인도네시아 중부자바의
소도시 쿠두스(Kudus).
정향 담배 ‘크레텍(Kretek)’의
발상지로 알려진 이곳에서
1951년 한 가족의
작은 나눔이 시작됐다.
담배 제조사 자룸(Djarum)을 세운
오에이 위 그완(Oei Wie Gwan)의
후손들, 로버트 부디 하르토노와
마이클 밤방 하르토노 형제는
회사가 자리 잡은 지역사회를 돕는
일부터 사회공헌을 실천해왔다.
이 활동은 1986년 4월 30일
‘자룸 재단(Yayasan Djarum)’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했고,
올해로 꼭 40주년을 맞는다.
11개의 올림픽 메달
배드민턴이 연 교육의 사다리
‘안에서 태어나 주변 환경과 함께 성장한다(Lahir Dari Dalam dan Berkembang Bersama Lingkungan)’는 재단의 철학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사회·환경·스포츠·교육·문화라는 5개 축을 세우고, 이 가운데 교육·스포츠·문화 세 분야를 유기적으로 엮어 인도네시아의 미래세대를 키워내는 것이 재단이 지난 40년간 일관되게 추구해온 방향이다. 현재는 부디 하르토노의 아들 빅터 하르토노가 재단 이사장을 맡아 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자룸 재단의 스포츠 사업 ‘박티 올라라가(Bakti Olahraga)’는 1974년 설립된 배드민턴 클럽 PB 자룸에서 출발했다. 이 클럽의 존재감이 세상에 알려진 건 1984년 쿠알라룸푸르 토마스컵에서다. 당시 인도네시아 대표팀 8명 중 7명이 PB 자룸 출신이었을 정도로, 이 작은 지방 클럽은 국가대표의 산실로 성장해 있었다.
선수 육성의 핵심은 쿠두스에 있는 훈련 시설 ‘GOR 자티’다. 약 2만9,450㎡ 부지에 코트 16면을 갖춘 이곳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배드민턴 전용 시설로 꼽힌다. 2006년부터는 매년 ‘배드민턴 장학 오디션’을 열어 유망주를 발굴하고 있는데, 2015년 여러 도시로 확대된 데 이어 2017년에는 대상 연령을 6~15세로 넓혔다. 선발된 선수는 정규 학교교육과 훈련을 병행할 수 있도록 교육청과 협력해 등하교 시간을 조정받고, 대회 출전 시에는 결석을 인정받는다. 성적과 실력을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재단의 원칙이 반영된 제도다.
1992년 이후 PB 자룸 출신 선수가 따낸 올림픽 메달은 11개. 최근에는 배드민턴을 넘어 육상과 양궁, 여자 축구로도 저변을 넓히는 ‘밀크라이프 챌린지’ 시리즈를 운영하며 스포츠 생태계 자체를 키우는 데 공들이고 있다.
스포츠에서 다진 병행 교육의 노하우는 정규교육 사업 ‘박티 펜디디칸(Bakti Pendidikan)’으로 이어진다. 1984년 시작된 장학 프로그램 ‘자룸 브아시스와 플러스(Djarum Beasiswa Plus)’는 지난 40여 년간 1만3,900여 명의 우수 대학생에게 학비와 함께 리더십·인성 교육을 지원해왔다. 2011년부터는 쿠두스 지역 직업고등학교 18곳과 손잡고 교육과정 개편과 교사 연수, 실습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일본 미쓰이스미토모 은행(SMBC)과 함께 티칭 팩토리를 운영해 학생들이 실제 산업 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기술을 익히도록 돕는다. 2017년부터는 대상을 유아교육(PAUD)까지 낮춰 놀이 중심 학습으로 아이들의 인지·정서·신체 능력을 고르게 발달시키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150석 갤러리에서 전국 무대까지…
문화로 잇는 인도네시아
자룸 재단의 문화 사업 ‘박티 부다야(Bakti Budaya)’는 1992년 시작됐다. 30여 년간 수천 건의 전시와 공연을 지원해온 이 사업의 상징은 자카르타에 문을 연 ‘갈레리 인도네시아 카야’다. 15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춘 이 디지털 문화 공간은 무료로 개방돼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인도네시아 전통 공연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2011년에는 온라인 플랫폼 ‘인도네시아 카야(indonesiakaya.com)’를 열어 인도네시아 각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기사와 영상으로 아카이빙하기 시작했고, 2017년에는 스마랑시와 협력해 ‘타만 인도네시아 카야’를 조성했다. 과거 멘테리 수페노 공원으로 불리던 이 부지는 공연 전용 무대를 갖춘 중부자바 최초의 문화 공원으로 탈바꿈해 지금은 독서 모임부터 무용 강습까지 지역 주민의 생활 속 문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문화를 지키는 손길도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 요리 명장 윌리엄 웡소를 멘토로 초빙해 쿠두스 지역 조리계열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전통 요리 30여 가지를 필수로 익히게 하는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같은 국제 무대에 세우는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6년에는 주일본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손잡고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에서 인도네시아의 맛 행사를 열어 현지에서도 자국 음식 문화를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교육으로 인재를 키우고, 스포츠로 그 인재가 세계와 겨루게 하며, 문화로 다음 세대가 뿌리를 잊지 않게 한다. 자룸 재단이 40년간 쌓아온 3개의 축은 이렇게 서로를 지탱하며 인도네시아의 미래세대를 키워가고 있다.